국민의힘, 야권단일화만이 살길이다
국민의힘, 야권단일화만이 살길이다
  • 승인 2021.04.27 20:5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해남 객원논설위원·시인
4·7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국민의힘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이 났다. 내년 3·9대통령선거의 전초전이라 할 만큼 전국이 소용돌이쳤다. 한마디로 민심의 분노가 폭발한 선거였다.

필자는 작년 4·15국회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여권이 180석이 넘는 대승리를 거두었을 때 ‘오만함이 화를 자초할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그 당시 국민의 대폭적인 지지는 ‘코로나19’라는 역병을 물리쳐야 한다는 절박감에서 여권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그런데 민주당은 ‘국민이 마음대로 하라’는 백지위임이라고 우기며, 그 오만함이 하늘을 찔렀다. 민주당은 17개 ‘국회상임위원장’직을 모조리 독식했다. 여당이 상임위원장을 독식한 것은 민주화 이후 35년 만에 처음이었다. 방망이를 치는 민주당 출신 박병석 국회의장의 모습이 측은하게 보였다. “도대체 권력이 뭐길래?” 박의장은 “국민과 역사의 두려운 심판을 받겠다“고 말했지만 공허한 여운만 감돌았을 뿐이다. 결국 ‘국회독재’로 가는 신호탄이 되었고, 연이어 헌법에도 없는 초권력기관인 ‘공수처법’제정, 국민의 기본권과 직결된 형사소송법 개정 등으로 권력기관 수사권의 자의적인 분배가 이루어졌다. 여기다 서민의 생계와 관련된 ‘부동산 3법’ 등 모든 법률을 야권과 합의 없이 단독으로 밀어붙였다. 그 결과 ‘선거참패’라는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 내렸다.

이번 선거는 역대 어느 선거와는 판이하게 다른 ‘민심의 전달’이라는 특징이 있다. 여당의 패인은 문재인정부의 정책실패와 집권세력의 공정이 무너진 데서 비롯되었다. 오죽하면 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하여야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내로남불’과 ‘무능’, ‘위선’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투표독려 현수막이 특정 정당을 가리킨다는 이유로 금지하는 결정을 내렸을까?

사실 조국 전법무부장관부부로 시작된 집권세력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속어)’은 부끄러운 대한민국의 실상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세계에서 가장 유력한 신문의 하나인 뉴욕타임즈(NYT)가 한국의 4·7서울·부산시장선거결과를 분석·보도하면서 ‘내로남불’을 ‘NAERONAMBUL’로 활자화했다. 그리고 내로남불의 의미와 조국 전법무부장관 등 한국의 집권 정치세력의 부도덕성이 민주당 참패의 원인이 되었다는 분석을 붙였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사회적 규범으로 실천하고 있는 서양인들의 눈에 얼마나 낯설고 나쁜 의미로 투영되었을까? 이를 읽는 수많은 사람들의 조소(嘲笑)를 생각하면 낯이 후끈 달아오른다. 세종대왕이 창제하신 훌륭한 한글이 ‘내로남불’이라고 하는 신조어로 세계어가 되었는데 문재인대통령과 민주당 의원들은 부끄럽지 않을까? ‘조국백서’와 ‘조국흑서’가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는 작금의 현실을 개탄할 뿐이다.

이번 선거의 또 다른 특징은 20대의 반란(?)이다. 소위 진보세력들은 줄곧 젊은층의 표는 자기 것으로 계산했다. 어떻게 하면 선거연령을 낮추느냐에 선거전략의 포인트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청년층 70%이상이 돌아섰다. 집권지도층의 위선, 불공정은 그 폐해가 고스란히 청년에게 돌아갔고, 경제정책 실패로 인한 취업의 문이 막혔기 때문이다. 이만하면 정책기조를 바꿀만도 한데 문재인대통령은 요지부동(搖之不動)인 것 같다. 총리를 바꾸고 5개부처 장관을 개각해도 민심의 반응은 싸늘하다.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특징은 국민의힘이 서울 18.3%, 부산 28.3%라는 격차로 대승을 거두었는데도 승리의 원인으로 내세울만한 게 없다는 점이다. 야당이 좋아서 표를 줬다는 유권자가 7%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여론조사가 이를 뒷받침한다. 그렇다면 국민의힘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민주당은 16일 치러진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문(親文) 강성 윤호중을 뽑았다. 그는 국회에서 이른바 ‘입법 독재’의 선봉장격이었다. 국민의 뜻을 거들떠보지도 않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대통령과 여당이 민심과 동떨어진 곳으로 가고 있다면 ‘국힘’이라도 달라져야 한다. 그래야 정권을 교체할 수 있다. 그런데 선거 결과를 두고 서로 다른 논공행상이 벌어지는 추태를 보였다. 김종인 전비대위원장은 안철수 대표의 “야권의 승리”라는 말을 두고 “건방지다”고 힐난했다. 그러면 김비대위원장의 공로인가? 이번 선거의 직접적인 공은 ‘야권단일화’로 보는 시각이 우세한데도 말이다.

다음 대선 역시 국민의 명령은 ‘야권단일화’다. ‘국힘’은 국민지지율 5%대를 넘는 대선후보군이 없다는 치명적 약점을 극복하려면 대한민국을 덮을만한 큰 천막을 쳐야 한다. 차기 대권후보 1위인 윤석열 전검찰총장, 지지율 5% 내외의 안철수대표, 홍준표 전대표 등 링 밖의 잠룡들을 천막 안으로 불러들여야 한다. 당대표도 수도권으로 넘기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야권단일화를 이루어야 한다. 그래야 젊은 세대가 달려오고, 수도권과 중도층을 결집할 수 있다. 국민의힘이 국민의 힘이 되려면 당권경쟁보다 야권단일화의 구국경쟁에 나서는 길뿐이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