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대백프라자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시작한 작가 정태경은 풍부한 삶의 경험에서 표출된 독창적 표현양식을 통해 자신의 내면에 숨겨진 자아와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다. ‘나의 집은 어디인가?’,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연작은 그의 작가정신이 녹아든 정수들이다.
내용적인 측면에서 자아와 정체성을 기반으로 한다면, 형식에서는 회화가 주축을 이룬다. 그는 과거 재현양식으로 간주되던 주제와 표현의 자유로움에서 벗어나 작가 자신의 독립된 회화의 조형세계 구축에 몰두하고 있다. 그의 화업은 회화를 통해 구상성과 추상성 사이의 불확실하고 불특정한 ‘미완의 조형의식’을 모색해 가는 긴 여정이다.
그의 작품에서 중요한 개념인 ‘집’은 공간적 의미와 함께 자신의 자아와 정체성을 담아내는 그릇으로 확대되어 사용된다. 그는 ‘집’을 매개로 자신의 사상이나 삶의 궤적을 특유의 조형성으로 담아낸다.
작가의 정체성을 매개하는 대상들은 다양하게 선택된다. 꽃이나 호박, 바다와 산 등 대상에 한계를 두지 않는다. 비록 소재에서 열린 사고를 견지하지만 대상들을 관통하는 공통분모 하나를 가지고 간다. 바로 ‘일상성이 주는 친근함’이다. 그는 화려하거나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요소보다 생활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적 사물이나 풍경들을 표현한다. 작가는 별난 것 없는 예술가의 삶속에서 만나는 일상의 모습에서 ‘현실을 재현’하며 자신만의 조형세계를 구축해 가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150호와 120호 이상의 대작 10여점과 50호, 20호 30여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5월 2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 전관에서.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