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내어주고 떠난 정진석 추기경
다 내어주고 떠난 정진석 추기경
  • 한지연
  • 승인 2021.04.2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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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환으로 선종…향년 90세
각막 기증·재산 필요한 곳 기부
‘모든 이에 모든 것’ 사목 표어 실천
장례미사 내달 1일 오전 10시
故 정진석 추기경
고(故) 정진석 추기경이 지난 27일 향년 90세로 선종했다. 우리나라 두 번째 추기경인 정 추기경은 숨을 거두는 날까지 사목 표어로 삼았던 ‘모든 이에게 모든 것(Omnibus Omnia)’을 지켰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을 지낸 정진석 추기경이 지난 27일 오후 10시 15분께 노환으로 서울성모병원에서 선종했다.

28일 천주교 서울대교구 대변인 허영엽 신부는 서울대교구청에서 열린 정진석 추기경 선종 관련 브리핑에서 “기증의사에 따른 각막기증이 서울성모병원 양석우 교수 집도로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라고 밝혔다.

고인은 노환에 따른 대동맥 출혈로 수술 소견을 받았으나 자신이 고령이고 주변에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다며 수술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2018년엔 연명 의료계획서에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고 서명한 바 있다. 앞서 2006년 정 추기경은 ‘사후 각막기증’ 등을 약속하는 장기기증에도 서명했다.

허영엽 신부에 따르면 정 추기경은 지난 달 재산을 모두 필요한 곳에 기부했으며 통장에 남은 돈도 의료진 등 고생한 분들에게 선물해달라고 부탁했으며, 정 추기경의 당부에 따라 지난 달 통장 잔액을 모두 소진했다.

정진석 추기경은 1931년 12월 7일 서울 중구 수표동의 독실한 가톨릭 가정에서 태어났다. 1954년 가톨릭대 신학부에 입학했고 1961년 3월 사제품을 받았다. 만 39세 때인 1970년에는 청주교구장으로 임명되면서 최연소 주교로 서품됐다.

고인은 2006년 2월 교황 베네딕토 16세로부터 추기경으로 임명돼 한국에서는 고(故) 김수환 추기경에 이은 두 번째 추기경이다.

정 추기경은 ‘교회법 전문가’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가톨릭교회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때인 1983년 새 교회법전을 펴냈는데, 당시 청주교구장이던 정 추기경이 교회법전 번역위원장을 맡아 동료 사제들과 한국어판 번역 작업에 나섰다.

1987년 번역 작업을 마무리했고, 1989년 라틴어-한국어 대역본이 교황청 승인을 받아 처음 출간됐다. 그는 많은 역서와 저서를 남긴 것으로도 유명하다. 교회법전과 교회법 해설서 15권을 포함해 50권 이상의 저서와 역서를 펴냈다.

한편 서울대교구는 명동성당에서 28일부터 사흘 동안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준수하며 조문을 받는다. 입관은 30일 오후 5시 염수정 추기경 주관으로 이뤄지고, 내달 1일 오전 10시 염 추기경 집정으로 장례미사가 봉헌될 예정이다.

한지연기자 jiyeon6@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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