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는 공공의료 활성화의 기회다
코로나19 위기는 공공의료 활성화의 기회다
  • 승인 2021.04.29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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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경 동구사회복지법인 어린이집연합회장
정희경 동구사회복지법인 어린이집연합회장
얼마 전 신문에서 드라마 같은 기사를 읽었다. 충남 천안의 산모 A씨가 분만을 위해 OO병원에서 대기하던 중 배우자의 코로나19 확진으로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격리되었다. 다수 의료기관에서 감염을 우려해 A씨 입원을 거부했고, 분만은 30% 정도 진행되었다. 산모와 아기가 위험한 상황이었으나, 다행스럽게도 공공 의료기관인 홍성의료원이 제왕절개 수술을 진행해 무사히 출산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기사는 공공 의료가 무엇인지, 공공 의료기관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등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공공의료란 국가, 지방자치단체 및 보건의료기관이 지역·계층·분야에 관계없이 국민의 보편적인 의료 이용을 보장하고, 건강을 보호·증진하는 모든 활동을 의미한다.

이러한 공공 의료 제공을 주 목적으로 국가·지자체·공공단체 등이 설립·운영하는 보건의료기관을 공공 의료기관이라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총 221개(2019년 말 기준)가 있다. 이는 전체 의료기관 중 10% 정도로, OECD 평균의 1/10 수준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지역별로 편중돼 70개 진료권 중 27개에는 공공병원이 없다.

턱없이 부족한 우리나라 공공의료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은 과거 진주의료원 폐쇄(2013년)나 메르스 사태(2015년) 때도 있었지만, 가시적 성과는 부족한 실정이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국민들의 의식도 달라지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에서 2020년 6월 실시한 ‘전 국민 코로나19 경험·인식조사’에 따르면 ‘의료 서비스가 공적 자원이다’라는 문항에 절반이 넘는 67.4%가 동의하였다.

이렇듯 코로나19 확산은 감염병이나 재난 대응 측면에서 공공 의료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정부에서도 공공 의료 확충을 국정 과제로 선정해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 12월 13일에는 ‘감염병 대응, 필수 의료 지원을 위한 공공 의료 체계 강화 방안’을 발표하였다. 여기에는 국가, 지자체, 보험자 직영 등 다양한 방식으로 2025년까지 20개 내외의 지방 의료원 등을 확충하는 계획이 포함돼 있다.

공공 의료 확충 문제는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감염병 대응을 위한 공공 의료 확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공 의료기관이 민간 의료기관을 주도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공공 의료기관은 ‘표준 진료 및 모델 병원’, ‘지역 거점 공공 의료기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병원’, ‘전염병 및 재난 대비 의료기관’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공공 의료 활성화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국민 누구나 어느 지역에 살든지 필수 의료 서비스를 적기에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배우자가 코로나19 확진자라는 이유로 출산이 임박한 산모가 이 병원, 저 병원 기웃거려야 하고, 다행히 무사 출산을 했다는 이야기가 미담처럼 기사화되는 나라가 아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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