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진단키트 도입 찬반 ‘팽팽’ …“접근성 용이” vs “정확도 낮아”

이르면 주말부터 본격 판매
의료계 “방역체계 혼란 야기”
시민 “검사 결과 은폐 우려”
“진료소 방문 2차 감염 예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의 본격 출시를 앞두고 의료계와 시민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정확성 등 문제로 그간 도입되지 못했던 신속항원검사 방식의 자가진단키트 출시가 가시화되면서 찬반 여론이 팽팽히 맞서는 모양새다.

29일 진단키트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이날부터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유통을 시작했다. 한미약품은 관계사인 약국과 유통 전문회사 등을 통해 유통을 시작했으며, 추후 온라인 쇼핑몰 사이트를 통해서도 자가진단키트를 판매할 예정이다.

휴마시스도 이르면 오는 주말 약국과 온라인 등을 통해 자가진단키트를 유통할 방침이다. 휴마시스는 소비자 가격은 1개(1명 검사분) 포장의 경우 9천 원~1만 원 선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출시가 본격화되면서, 우려와 기대감이 섞인 반응이 공존했다. 일부 의료진은 자가진단키트의 도입이 현 방역체계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대구지역 한 약사는 “진단은 지금껏 의료진의 영역으로 여겨져왔다. 일반 검사에도 변수가 많은데, 일반인이 코 뒤를 찔러 검체를 정확히 채취할 수 있을지, 채취를 한들 그 결과가 정확할지 걱정이 큰 것이 사실”이라며 “만약 진단키트의 결과가 잘못 나타나고, 그를 그대로 믿고 사회생활을 하는 경우가 생긴다면 방역망에 큰 구멍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가진단키트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도 다양했다. 주로 진단키트에 대한 염려를 표하는 시민들은 검사 결과의 정확도와 오판 확률, 사용 후 키트 처리 문제 등을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직장인 하모(31·대구 중구)씨는 “키트가 잘 사용되면 좋겠지만, 개개인에게 쥐어지게 되는 만큼 걱정이 더 크다. 확진 판정을 받고도 자가격리를 어기는 사람들이 많은데, 하물며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스스로 알게 됐을 때 이를 악용하거나 숨기는 사람이 나타날까 걱정된다”며 “키트 결과가 잘못 나왔다고 해도 나름의 문제가 있다”고 걱정했다.

반면 의료 접근성, 추가 감염 가능성 등을 고려해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내는 사람도 있었다. 취준생 장영은(여·26·대구 달서구)씨는 “자가진단키트가 나오게 되면 섬이라던가 선별진료소를 방문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좋은 대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잘 사용한다면 아예 검사를 피하거나 진료소 검사 과정에서 다수와 접촉하는 등 2차 감염을 걱정하는 시민에게도 유용하게 사용될 것 같다”고 전했다.

김수정기자 ksj1004@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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