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다’ 편견 그만…한부모 가정의 이유있는 항변
‘안타깝다’ 편견 그만…한부모 가정의 이유있는 항변
  • 김수정
  • 승인 2021.05.09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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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고 지원 받아야 할 대상’
여전한 차별적 시선에 거부감
“부모 이혼 후 잘 사는 경우 많아
가정의 개념 이젠 재정립 필요”
“어린이날이나 어버이날에도 보면 한부모가정 아이들이 유독 쓸쓸한 시간을 보낸다는 방송과 기사들이 쏟아지더라고요.” 한부모가정에서 자란 안모(여·28·대구 달서구 신당동)씨는 9일 이와 같이 말하며 씁쓸해했다.

5월 10일은 한부모가족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관심을 제고하기 위해 지난 2018년 제정된 ‘한부모가족의 날’이다. 이날을 맞아 한부모가족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줄이고, ‘가정’의 개념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안씨는 유년 시절 부모님의 이혼으로 어머니와 함께 생활하면서 다수의 차별적 시선을 받아왔다고 했다. 안씨는 “초등학교에서 우유급식을 신청할 때도 지원 대상이 아닌데 반 아이들이 ‘나라에서 우유를 준다’며 놀리곤 했다. 어머니와 생활했다고 해서 형편이 어려운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부모가족이라는 이유로 ‘안타깝다’, ‘지원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을 계속 들어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회적으로 한부모가족은 가난하고 지원을 받아야 하며, 외롭다는 인식이 깔려있는 것 같다”며 “어머니는 이혼 후 더 즐겁게 인생을 보내고 계시고, 지원을 받지 않아도 될 만큼 풍족한 삶을 사는 한부모가족들도 분명히 많다. 사회적 인식이 많이 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 내 ‘가정’의 개념을 재확립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여가부는 지난달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 추진 방향을 △모든 가족의 차별 없는 존중 △한부모, 다문화가족 등에 대한 맞춤형 지원 지속 강화 △남녀 돌볼 권리의 균형 중시 등으로 설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한부모연합 관계자는 “여가부는 가족 정책상의 ‘다양한 가족’을 여전히 ‘건강한 가정’의 잔여 개념으로 상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여가부는 이를 경계하며, 다양한 가족을 포용하겠다고 선언했지만, 4차 기본계획의 지원 정책은 여전히 한부모가족, 다문화가족, 청소년미혼부·모 등으로 ‘돌봄 취약계층’을 지정하여 지원 계획을 밝히고 있다”며 “특정 가족 맞춤형 지원은 ‘지원받는 가족’과 ‘지원받지 않는 가족’으로 이분화하며 특정 가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강화할 수 있다. 패러다임 변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수정기자 ksj1004@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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