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복지센터 기존 업무처리 밀려
정부 “자녀가 부모 대리 예약 가능”
정부가 10일부터 65~69세 어르신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예약을 받기 시작했다. 70~74세 어르신들의 접종 예약은 지난 6일부터 이뤄지고 있다. 다만 온라인·전화 예약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로 각 동 행정복지센터에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70~74세, 10일부터 65~69세, 13일부터 60~64세 어르신을 대상으로 내달 3일까지 코로나19 백신 접종 예약을 받는다. 이들은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는 75세 이상 어르신과 달리 위탁 의료기관으로 지정된 동네 병·의원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는다.
60~74세 어르신들 중 백신 접종 희망자는 온라인 또는 전화로 접종 일자와 장소를 예약해야 한다. 하지만 대다수 어르신들이 온라인 예약에 서툴다 보니 각 동 행정복지센터에 문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기존 업무에다 접종 예약 문의까지 받고 있는 행정복지센터는 기존 일부 업무를 미룬 채 어르신들의 접종 예약을 돕고 있는 실정이다.
남구의 한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백신 접종 예약과 관련해 전화도 많이 오고, 직접 찾아오시는 분들도 있다. 담당 직원 한 명이 있지만 원래 맡고 있던 업무가 있다 보니 도맡아 응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래서 다른 직원들이나 ‘희망 플러스 일자리 사업’ 참여자들이 함께 응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르신들은 신분증과 본인 명의 휴대 전화를 지참해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하면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접종 예약을 할 수 있다. 수성구 소재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백신을 맞을지 말지, 어느 병원에서 맞을지, 또 언제 맞을 것인지 결정하지 않고 센터를 방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접종 예약을 도울 때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각 행정복지센터로 접종 예약 관련 문의가 잇따르면서 기존 업무 처리가 늦어지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서구의 한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오늘부터 65~69세 어르신들의 접종 예약이 시작되면서 아침부터 한참 바빴다”며 “다른 업무를 보러 오신 분들께 잠시 기다려 달라고 말씀드렸더니 짜증을 내는 경우도 있었다. 센터에서 모든 문의를 받고 있다 보니 여러모로 힘든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정부는 온라인 또는 전화 예약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을 고려해 자녀들이 대신 예약할 수 있도록 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서 “보호자가 대신 예약할 경우 보호자의 본인 인증만으로 대리 예약이 가능하다”면서 “오는 13일부터는 60~64세 어르신들의 예방 접종 예약도 시작되니 부모님의 연령대별 예약 일정을 살펴봐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조재천기자 cjc@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