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X에서 사비로 끼니 떼우는 병사 존재해
내년 급식비 16% 오르는데 실효성 의문
최근 군 장병들에게 제공되는 부실 급식 논란이 연일 도마에 오르면서(본지 4월 22일자 8면 보도) 국방부가 내년도 기본 급식비 16% 인상을 골자로 하는 장병 급식 개선안을 마련했다.
10일 국방부의 개선안에 따르면 장병 1인당 하루 기본 급식비는 올해 8천790원에서 내년 1만500원 수준으로 약 16.2% 인상될 전망이다. 신세대 장병들의 육류 등에 대한 높은 선호도와 균형 잡힌 영양 공급의 필요성, 장병 1끼 급식비(2천930원)가 고등학생 1끼 급식비(3천625원) 대비 80% 수준에 불과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예방적 격리되는 장병들을 위한 대책도 추진한다. 군 당국은 정상 급식이 어려운 경우를 대비해 참치캔, 곰탕 같은 비상부식과 컵라면 등을 대체식으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격리기간 중 PX(군용 매점) 이용이 어려운 점을 고려해 사전에 휴대폰으로 신청을 받아 필요한 물품을 부대가 대리 구매해주는 ‘PX 이용 도우미 제도’도 확대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기존 부식비로 보급되지 않는 다양한 식재료를 부대가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게 지원하는 자율운영부식비의 운영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부대별로 장병들이 선호하는 육류 등의 선호 품목을 약 10% 증량하고, 조식에 간편 뷔페식도 시범 도입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 방침들이 제대로 시행될지는 의문이 남는다. 올해 급식 계획에도 개선 내용이 들었지만 그럼에도 부실 급식 논란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방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2021년도 급식 방침’에 따르면 장병 1인당 하루 기본 급식비는 지난해 8천493원에서 올해 8천790원으로 3.5% 상승했다. 다양한 식품을 신규 도입하고 조달청 쇼핑몰에 등록된 복수업체의 제품들 중 부대별로 원하는 제품을 선택해 조달할 수 있게끔 하는 계획도 담겼다.
하지만 격리 장병이나 현역 장병들이 부실 급식을 SNS에 제보한 사례가 최근 계속돼 세간은 이러한 조치들이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9일 군 관련 한 SNS에는 자신을 육군 제2작전사령부 예하부대에서 근무하는 병사라고 밝힌 게시자가 “지난해 10월 휴가 나갔다가 복귀 후 사흘 후부터 유증상으로 30일 격리를 했는데 총 90개의 도시락이 나와야 하는데 38개밖에 나오지 않았다”며 “사비로 부탁을 해 PX에서 밥을 사먹어 끼니를 채워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시락을 치우지 않고 격리하는 동안 갖고 있었기 때문에 갯수를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용규기자 pkdrgn@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