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광수변공원 음악분수대, 수달과 공존방향 찾는다
월광수변공원 음악분수대, 수달과 공존방향 찾는다
  • 김수정
  • 승인 2021.05.1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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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원지 내 수달 보호 필요성 제기
소음·불빛 서식지에 부정적 영향
주민 “20년 함께한 추억의 장소
방문객 고려해 운영 정책 세워야”
달서구 “다양한 대책 검토 예정”
수달생태섬
도원지에 마련된 ‘수달 생태섬’ 대구 달서구 월광수변공원(도원지)을 대상으로 도시생태축복원사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수달 서식지 보호 등 이유로 공원 음악분수대 운영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도원지에 마련된 수달 생태섬 모습. 전영호기자

최근 대구 달서구 도원지를 중심으로 한 월광수변공원 일대에서 수달이 잇따라 발견되자 달서구청이 공원 내 음악분수대 운영 방향을 고심하고 있다. 20여 년간 자리를 지킨 음악분수대 운영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전망되자 주민들은 아쉽다는 반응을 내놨다.

달서구청은 11일 도원지 내 수달 서식지 보호 필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월광수변공원 음악분수대 야간 운영을 중단하는 등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시생태축 복원사업 계획 수립 과정에서 음악분수대의 야간 불빛과 가동 소음 등이 야행성인 수달의 서식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 제시된 데 따른 조치다.

달서구청에 따르면 월광수변공원 음악분수대는 지난 2003년 도원지 중반부 수면 위에 조성돼 약 20년간 운영됐다. 주분수, 보조분수, 시스템분수와 조명 등으로 구성된 이 분수의 길이는 총 170m로, 색색이 바뀌는 조명과 음악, 최대 50m에 달하는 지역 최고 수준의 높이를 특징으로 한다. 가동 기간은 매년 5월부터 10월까지, 오전 11시부터 최대 오후 10시 30분까지다.

달서구청이 설치한 수달생태섬과는 150여m 거리를 두고 있다. 지난 3월 수달생태섬 설치 후 무인센서카메라에 수달이 여러 차례 포착됐고, 앞서 지난해 9월에는 생후 6주 정도로 추정되는 아기 수달이 도원지 부근 풀숲에서 발견돼 구조됐다.

한성용 한국수달보호협회장은 “분수대가 수달에게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이나 수치적으로 명확히 구분 지어 이야기할 수는 없으나, 수달이 야행성인 만큼 야간 운영을 줄이면 소음 등 여러 측면에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반면 분수대가 지난 20여 년간 월광수변공원의 트레이드마크와 야간 경관 명소로 주민들의 관심을 받아온 만큼, 공원 방문자를 고려해 운영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달서구 대곡동 주민 김모(53)씨는 “이 동네에 10년 넘게 살면서, 고민이나 생각이 많을 때 저녁마다 수변공원 분수와 음악을 찾곤 했다.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가족과 지역의 추억이 담긴 장소”라면서 “공원을 찾는 주민들의 의견도 함께 고려해 운영 방식을 결정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 주민과 수달이 공존하는 생태관광지 조성을 위한 달서구청의 고민은 깊어지는 모양새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수달이 도원지에 나타나기 전까지는 시민들이 즐기는 근린공원의 개념이었다면, 지금은 시민과 야생동식물이 공존하는 보존 가치가 높은 공원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음악분수대를 사랑해온 주민들도 많은 만큼, 주민과 수달이 함께 살 수 있도록 주민들의 의견, 수달 산란철, 분수 노후 여부 등을 고려해 다양한 대책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수정기자 ksj1004@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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