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치맥축제 세계화, 독일 옥토베르페스트에 답 있다
대구치맥축제 세계화, 독일 옥토베르페스트에 답 있다
  • 김종현
  • 승인 2021.05.13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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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음식 세계로> - (15) 치킨산업의 과제
세계 치킨공화국
2019년 기준 전국 8만7천개 업소
대구는 인구 1천명당 1.39개 꼴
평균 매장규모 59.3㎡ 가장 협소
출혈경쟁에 공멸 위기 가능성
옥토버페스트
대구 치맥축제가 벤치마킹해야 할 축제. 그림 이대영

2004년 대구 비산동에서 시작된 땅땅치킨. 17년 동안 구축한 300여개 가맹점을 기반으로, 본사를 팔공산 기슭으로 옮기고 새로운 10년을 다짐하고 있다. 다크호스(dark horse)로 치킨월드를 접수할 ‘맛있땅, 즐겁땅’을 채찍질하고 있다.

고려 말 이재현의 ‘익재난고(益齋亂藁)’에 월지상견(月地喪犬)이란 고사(故事)가 나온다. 뜻은 ‘높은 고관대작 자리에 있을 때는 공산명월(月)처럼 땅땅거리더니(地), 물러나곤 상갓집(喪) 개(犬)처럼 차이는 신세’라는 세태를 말하고 있다. 이를 원용하여 한자표현으로 ‘맛있땅 즐겁땅(味地遊地)’이다. 이를 풀어서 쓰면 ‘먹으면 맛있다고 땅을 치고, 못 먹어 원통해 땅을 친다’는 스토리텔링이 가능하다.

좀 더 깊이를 더하면, 조선선비 신흠(申欽, 1566~1629)의 수필집 야언(野言)에서 ‘오동은 천년 늙어도 곡조를 간직하고, 달은 천 번이나 이지러진들 본질만은 잊은 적 없다네(桐千年老恒藏曲,月到千虧餘本質).’라는 이미지를 팔공산 동봉의 달빛과 천년봉황에게 먹이가 되는 동화사(桐華寺) 벽오동나무의 올곧음(rightness)에다가 결부해 경영철학을 스토리텔링 할 수 있다.

물론 다른 방법으로 물량공세 2마리를 주는데도, ‘상생과 사회적 책임경영’을 슬로건으로 했던 ‘호식이두마리치킨(hosigi9922.com)’,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는’ ‘종국이 두마리치킨(jongkuk2.com)’ 그리고 ‘꼬꼬네 두마리치킨’ 등이 있다. 맛으로 승부를 내자고 칼을 갈고 있었던 1985년 포항에서 시작해서 대구본사를 낸 백록담(BRD, baekrokdam.co.kr)은 : i) 정성을 다하는 손맛 고집, ii) 국내 생닭만 고집, iii) 한결 같은 맛 고집, iv) 권위보다 친절 고집, v) 전문성과 진솔성 고집으로 5대 고집 스토리를, 과거 맥시칸의 신화를 재현하고자 하는 윤치킨, ‘청정자연 닭고기’를 슬로건으로 하는 키토랑(9989.co.kr)이 대구 치킨시장(Chicken Market, Daegu)에 도전장을 내었고 살아남고자 몸부림을 치고 있다.

◇대구 프라이드치킨의 세계화 과제

우리나라는 2019년말 현재 8만 7천여 개소 치킨가게가 출혈 경쟁하는 세계 치킨공화국이다. 대구 치킨시장은 큰 대(大)자 대구답지 않게 달리 인구 1천명당 치킨가게 1.39로 전국평균 1.6개에 비해 비교적 덜 치열한 경쟁시장이다. 평균 매장규모도 59.3㎡로 가장 협소했다. 그렇다고 대구프라이드치킨 각축장에서 또다시 한 마리 값에 3마리(3 chickens at one cost)로 물량공세는 누구도 할 수 없다. 그렇게 출혈경쟁(cut-throat competition)을 했다가는 곧바로 공멸하고 만다.

두말할 것 없이 세계화방안은 다양하다. 바로 후발주자의 축복(blessing of late-comers)을 받을 수 있다. 후발주자의 이점(Benefit of Late-Starters)을 세분하면: i) 대구사람들이 가장 잘하는 “돌다리를 두들기다가 앞사람 빠지는 걸 보고 그렇게는 하지 않는다.”는 타산지석(他山之石), 반면교사(反面敎師) 혹은 전철지계(轉轍之戒)다. ii) “새 술은 낡은 부대에 담지 않는다(Never, New Wine into Old Wineskins).”는 사회적 환경, 기술 및 인간의 정신문화까지 고려해서 새롭게 무에서 유를 창조(to create something from nothing)한다는 마음으로 디자인해야 한다.

가장 먼저 전철지계(轉轍之戒)는 i) 혜성처럼 등장했다가 사라진 많은 주변의 치킨업체를 살펴보고, ii) 입소문으로 국내최대 강자였던 교촌치킨의 스토리텔링을 벤치마킹하며, iii) 1955년 개업하여 세계적으로 119개국에 3만 4천개의 판매망을 갖고 있는 치킨업계 세계화의 살아있는 신화 맥도날드(Mc-Donald, mcdonalds.co.kr)는 “언제나 안전하고 고품질의 선택으로 봉사하며, 책임을 다하도록 세심함을 쏟고자 합니다(safe & great quality, offers choice in a responsible way).”는 철학을 갖고 있다. 그들의 조리방법 표준화, 서비스 및 불만처리의 매뉴얼 등을 참고해야 한다. 여기에다가 각자도생과 재창조화(Re-creation)를 해야 한다. iv) 최근 교촌치킨은 미국,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6개국에 뉴욕시를 포함, 47개소의 매장을 개점했다.

뉴욕에서 ‘내 고향(My Hometown)’을 의미하는 ‘본촌치킨(bonchon.com)’으로 2002년 뉴욕에 본점을 내었다. 현재 미국 전역 100여개소와 전 세계 340개소의 매장을 갖고 있다. ‘두 번 튀기고, 특제소스로, 하나씩 손으로 붓질해 바른 치킨(Every piece, double-fried, then hand-brushed with our signature sauce)’을 공급한다는 신조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이들을 롤 모델(roll model)로 좁아터진 레드오션(red ocean) 대구에서 벗어나 푸른 파도가 넘실거리는 황금어장(blue ocean)을 향한 세계화를 추진해야 한다. v) 세계화를 위한 곰, 돼지, 닭 등의 민족적 토템동물 존중, 돼지, 쇠고기, 비늘 없는 물고기 등 종교적 기피음식 고려, 카레, 고추냉이, 매운 고추, 고수향채 등 선호하는 향신료를 가미, 비만증 등의 질환예방효과가 있는 식재료를 고려한 현지 최적식품(field best food)을 개발해야 한다.

2013년 대구시는 ‘문화와 산업이 공존하는 대구의 대표 여름축제(Wonderful Festival, Create Summer)’를 슬로건으로 7월 18일에서 21일까지 대구치맥페스티벌(Daegu Chimac Festival)을 두류공원에서 개최했다. 30개 회사 94개부스(booth)에 연인원 27만여명 이상 참여했다고 치맥산업협회 홈페이지(chimacfestival.com)에서 밝히고 있다. 이 페스티벌의 세계화방향으로는 i) 지구촌의 문화와 감성의 사교장, ii) 지역치킨사업의 세계화 시금석, iii) 한류(K-pop, K-food 등)에 편승한 도약계기, iv) 옥토베르페스트를 능가하는 세계적 치맥축제가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아무리 못해도 대구10미(Ten Tastes of Daegu)와 뮤지컬대구(Musical Daegu)의 실체를 보여줘야 한다.

 

옥토베르페스트’ 벤치마킹을
세계 최대 규모 독일 민속축제
수제맥주·치킨 외 특산품도 소개
지역산업 먹거리 가마솥 역할
치맥축제 세계화 시금석 삼아야

대구치맥축제(Daegu Chimac Festival)가 벤치마킹해야 할 모델케이스는 1810년부터 세계최대규모의 민속축제로 독일 뮌헨(Munich)에서 9월에서 10월에 개최하는 옥토베르페스트(oktoberfest.de)다. 2021년 9월 18일부터 10월 3일까지 개최 계획이며, 알프스 산기슭(in the skirt of Alps Mts)의 시골처녀들이 입었던 던들(dirndl)을 소개하고 있다. 화룡점정 정보로 축제장 아가씨들이 입는 던들의 나비매듭(bow-tie) 위치에 따라 i) 오른쪽 매듭은 유부녀, ii) 왼쪽 싱글, iii) 가운데는 당신에겐 아무런 관심이 없음, iv) 뒤쪽엔 미망인, 종사원 및 어린아이(Bow in the back: Widow, waitress or child)라고 홈페이지에서 소개하고 있다. 그곳에는 수제맥주, 치킨 외에도 비음주자나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채소위주식품이 있다. 단순하게 먹고 마시는 것뿐 아니라 지역 특산품도 소개하고 전반적으로 지역산업의 먹거리 가마솥( food cauldron of local industry)이 들끓도록 대축제를 디자인하고 있다.

◇우리 밥 한 번 먹어요!

옛날 시골에서 어릴 때에 동네 어르신을 만나면 반드시 인사를 드린다. 인사말은 “아침 잡쉈어요?”, “점심 잡쉈어요?” 혹은 “저녁 잡쉈어요?”라고 했다. 국민학교(國民學校, 오늘날 초등학교)를 나와서 서울에서 식모살이를 했던 옆집 여자 친구는 추석 혹은 설날에 시골에 내려오면 “진지 잡수셨어요?”라고 유식하게 인사말을 했다. 참으로 하는 말이 예뻐서 읍내시장에도 따라갔다. 푸줏간에서 가선 “안녕하세요?”라고 상냥하게 먼저 인사를 했다. 이어서 “돼지고기님 계셔요? 한 근만 주세요.”라고 존댓말까지 사용하고 있었다. 뭔가 이상했으나, “다음 우리 밥 같이 먹자!”라는 언약까지 받았다. 그런데 약속은 지키지 못했고, 서로가 연락도 없이, 나는 시골을 떠나 대구에서 살고 있다. 이후에 “우리 밥 한 번 먹어요(Let‘s eat once together)!”라는 접대멘트를 들으면, 그 자리에서 당장 약속을 구체적으로 결정하는 습성이 생겼다. 다음에 먹자는 건 빈말이 될 확률이 99%나 된다는 건 나의 경험칙(empirical rule)이다.

일본 친구와 “우리 밥 한 번 같이 먹읍시다”라고 했더니 절대로 빈말이 아니라, 몇 번이고 확인전화까지 왔다. 인간사회에서는 식사는 대화의 소품이며, 영국 윌리엄 스코트 경(Sir. William Scott)의 말처럼 “식사는 사업의 윤활유 역할을 한다(A dinner lubricates business).”

코로나19로 온 국민들이 우울한 집콕생활(home-stay life)을 하고 있는 지난해 2020년 10월에 ‘시계바늘’ 등 우리들의 귀에 익은 유행가를 불렀던 신유(본명 신동룡, 1982년)가 ‘밥 한 번 먹어요!’라고 신곡을 내놓았다. “아 ~ 밥이나 한 번 사지요. 우리 만나요? 세상만사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아요.”라는 가사가 가슴에 다가왔다. 2004년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미니홈피 ‘싸이월드(cyworld.com)’를 통해 ‘100만 번째 방문자에게 공개적으로 데이트를 신청하겠다.’고 했고 12일 만에 방문자가 나왔다. 이정현의 ‘진심이면 통합니다’라는 에세이문집에서는 박 전 대표와의 첫 만남에 대해 ‘밥 한 번 먹자’는 말로 인연이 시작됐다고 회고했다. 2004년 총선 당시 광주에 출마하자 박 전 대표가 전화해 ‘밥을 한 번 사겠다’고 했고, 총선이 끝난 후 이 약속을 지킨 것이다.

글·그림=이대영<코리아미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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