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속구 시대, 느린 공 류현진이 잘나가는 이유?
강속구 시대, 느린 공 류현진이 잘나가는 이유?
  • 승인 2021.05.13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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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구 구속 144㎞ 하위 3%
다양한 구종 자유자재 구사
절묘한 제구로 ‘특급 반열’
9이닝당 볼넷 1.13개 기록
애틀랜타전서 시즌 3승 수확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올 시즌 개인 최다 이닝을 소화하며 시즌 3승(2패)을 거뒀다.

류현진은 13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2021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인터리그 방문 경기에 선발 출전해 7이닝 동안 5피안타(1홈런) 1볼넷 6탈삼진 1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했다.

올 시즌 평균자책점은 3.15에서 2.95로 끌어내렸다.

그는 2-1로 앞선 8회초 공격에서 교체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토론토는 4-1로 승리했고, 류현진은 승리투수가 됐다.

류현진이 7이닝 이상을 책임진 건 지난달 8일 텍사스 레인저스(7이닝 2실점)전 이후 처음이다.

아울러 부상에서 복귀한 7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부터 연속 경기 승리를 기록하며 몸 상태에 관한 주변의 우려를 완전히 잠재웠다.

류현진은 이날 2회와 7회를 제외한 매 이닝에서 출루를 허용했지만,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보였다.

그는 총 94개의 공을 던졌다. 직구(30개), 체인지업(25개), 컷패스트볼(22개), 커브(17개)를 골고루 던졌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 서번트가 측정한 2021시즌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44㎞로, 하위 3%다.

하지만 류현진은 시속 160㎞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 사이에서도 ‘특급’으로 평가받는다.

이날 류현진의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89.2마일(약 143.5㎞)로, 시즌 평균 구속 시속 89.5마일(약 144㎞)보다 느렸다.

패스트볼 계열인 커터의 평균 구속은 시속 83마일(약 133.5㎞)로 시즌 평균인 시속 85.2마일(약 137㎞)보다 2.2 마일이나 낮았다.

‘더 빠른 공’을 던지는 건, 류현진이 제어할 수 없는 영역이다. 하지만 류현진은 ‘더 느린 공’을 던지는 재주가 있다.

이날 경기 뒤 류현진은 “(커터 구속을 낮춘 건) 경기 전에 준비한 부분이다”라며 “(오늘 던진 느린 커터는) 슬라이더로 볼 수도 있다”고 했다.

커터와 슬라이더는 같은 궤적에, 구속과 변화의 폭이 다른 ‘형제 구종’이다.

류현진은 ‘슬라이더성 커터’를 던지며 구속, 낙폭과 횡의 변화를 동시에 추구했다.

또한 5회 프레디 프리먼을 3구 삼진으로 처리할 때처럼 시속 123㎞의 체인지업에 이어 시속 145㎞ 직구를 던져 ‘더 빠르게 보이는 효과’도 만들었다.

다양한 구종을 자유자재로 던지는 재능이 있어야 효과를 볼 수 있는 볼 배합이다.

이날 류현진은 직구 30개(32%), 체인지업 25개(27%), 커터 22개(23%), 커브 17개(18%)를 고르게 던졌다. 애틀랜타 타선은 절묘하게 제구되는 4가지 구종에 혼란스러워했다.

‘강속구와 탈삼진의 시대’에서 ‘느린 공 투수’ 류현진은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

류현진은 9이닝당 삼진 8.62개로 메이저리그 전체 45위다. 직구 평균 시속 99마일(약 159㎞)의 제이컵 디그롬(9이닝당 삼진 14.63)과는 탈삼진 능력으로 싸울 수 없다.

그러나 류현진은 9이닝당 볼넷 1.13개의 견고한 투구로 강속구 투수가 즐비한 메이저리그에서 ‘독특한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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