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하는 것이 더 낫다 - 빈곤포르노에 대한 단상
기부하는 것이 더 낫다 - 빈곤포르노에 대한 단상
  • 승인 2021.05.18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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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현욱회장
도현욱 대구시아동복지협회 회장
빈곤포르노란 모금을 유도하기 위해 곤경에 처한 이들의 상황을 자극적으로 묘사하여 동정심을 일으키는 영상이나 사진 등을 말합니다. 빈곤과 후원 받는 나라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을 불러일으키고 영상을 자극적으로 연출하는 과정에서 출연자의 인권을 유린하기도 합니다. 1980년대 국제적 자선 캠페인에서 한 방송사가 앙상하게 마른 아프리카 아이의 몸에 파리 떼가 달라붙은 영상을 송출하면서 수억 달러에 이르는 모금에 성공하자 확산되었고, 한 방송사는 에티오피아의 식수난을 촬영하는 과정에서 식수가 생각보다 깨끗하게 보이자 아이에게 썩은 물을 마시게 하는 등 사실을 왜곡하고 비윤리적인 연출을 한 것이 드러나면서 비난의 대상이 되었습니다.(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우리나라에서도 몇몇 미디어 광고나 거리 모금에서, 그리고 상대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다소 원색적인 언론 보도 내용들에서 이러한 느낌에 가까운 경우를 종종 마주합니다.

물론 이 세상에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여전히 많으며, 그 분들을 돕기 위한 많은 분들이 노력하시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나라 아이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며, 제가 만났던 현장 여러 곳에서 만났던 분들도 다 그렇진 않았습니다. 때때로 이러한 자극적인 내용들은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시는 분들의 노고를 전혀 없었던 것처럼 만들어 버리는 슬픈 현실이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불합리한 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모금 기관들과 사회복지시설이 지금도 여전히 사람들의 동정심에 기대어 모금하고 언론에서는 자극적인 문구를 사용합니다. 그 이유는 그것이 더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대개 사람들은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어 하며, 동정심이든 자극적인 기사에서 시작했든 간에 기부와 후원을 통해 이 세상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지금까지 모르거나 혹은 신경 쓰지 않아 알지 못 했던 비참한 현실에 있던 분들을 도우며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는 마음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러한 면에서 그 객관적인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인식을 기반으로 사람들에게 모금도 미디어 언론의 기사도 다가가길 소망합니다.

왜냐하면, 나중에라도 그 분이 거짓된 부분 혹은 실상과 다른 부분을 보게 된다면, 자존감을 높여주었던 기부, 그 소중한 노력이 헛되다는 생각을 하게 될 터이고, 그 분에게는 평생 동안 누군가를 돕기 위한 후원이나 모금을 기피하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발등 찍히고 나서도 다시 도끼질하는 큰 용기를 가진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아무래도 가장 좋은 것은 빈곤포르노 따위는 필요 없는 세상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민 대다수가 지금보다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이웃들에 대한 애정 어린 관심을 가져야 하며, 내가 내 형제를 돕듯, 혹은 내 친구를 돕듯, 힘든 상황에 놓인 것을 보게 된다면 내가 가진 것을 가지고 주변에 도울 수 있는 사람들을 기꺼이 도우려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이 세상을 구원한 예수님이 가르쳐 준 이웃에 대한 사랑이요, 부처가 전하려는 자비입니다. 물론 쉽지 않고, 꽤 오랜 기간 많은 사람이 노력해야 이루어질 거라 생각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혹시라도 기부나 후원, 모금에 대해 믿을 수 없어서, 가끔 만났던 비양심적인 사람이나 모금 단체 때문에 기부를 하지 않는다면 결국 구더기 무서워 장을 담그지 않는 것이며, 그러한 도움을 통해 바뀔 수 있는 삶들을, 여러분의 이웃을 포기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입니다.

저는 현장에서 실제로 시기적절한 조그마한 도움 하나로 때론 사람의 일생을 바꾸었던 걸 종종 봅니다.

그래서 저도 가끔은 의심하고 확인은 하지만, 제 아이가 TV에 나오는 사람이 불쌍하다며, 도움을 주겠다고 하면 혹은 길 가에 어르신에게 뭔가 드리고 싶다고 하면 그러라고 합니다. 못 믿어서, 다른 곳에 쓰일까봐 돕지 않는 것보다는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주시는 분들이 비판하는 분보다 확실히 좋은 분입니다. 더군다나 더 많은 분들이 우리 이웃을 돕는 것이 편안해지면,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기 때문에 기부금으로 본디 계획한 좋은 일에 쓰지 않는 곳은 더 적어질 것입니다.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도우려는 마음을 조금이나마 실천하는 것이 이 세상을 더 좋게 만드는 것입니다. 국채보상운동에서부터, 우리 주변에서 자원봉사하시는, 이런 저런 곳에 도움의 손길을 펼쳐 오신 우리 대구 시민들이 조금 더 움직이셔서 잔잔히 피어난 들꽃들처럼 이 세상을 더 멋지게 변화시키리라 저는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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