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태 경영칼럼] 중소벤처기업의 해외 진출, 어디로 갈 것인가?
[배종태 경영칼럼] 중소벤처기업의 해외 진출, 어디로 갈 것인가?
  • 승인 2021.05.2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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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 전 중소기업학회장
기업이 매출 규모를 키우며 성장하는 방법에는 크게 세 가지 경로가 있다. 첫째는 기존의 사업 영역과 사업 모델을 유지하면서 그 속에서 투자와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서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방법이다. 이는 대다수 기업들이 추구하고 있는 보편적인 전략이다. 둘째는 사업 영역을 확대하거나 사업 모델의 혁신을 통해 성장을 추구하는 곳이다. 셋째는 기존에 진출하지 않았던 새로운 시장으로 진출하여 사업 규모와 성과를 높이는 방법인데, 해외 투자나 수출을 통해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전략이 여기에 속한다.



◇ 중소벤처기업의 해외 진출

내수 전용의 일부 업종에서는 해외 진출이 관련이 없겠지만, 대다수 중소벤처기업들에게는 해외 진출이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한 중요한 대안이 된다. 그렇지만 글로벌화에 필요한 투자재원이나 역량의 부족이 장애요인이 되고, ‘어느 나라에 어떻게 진출할 것이냐’의 전략 개발 미흡도 쉽지 않은 과제이다.

과거에는 우리나라의 많은 중소벤처기업들이 대기업과의 동반진출을 통해 또는 단독으로 중국에 많이 진출했고, 그 이후에는 베트남에도 많은 투자가 이루어졌다. 그래서 세계 각국이 베트남에 투자한 전체 금액의 23%를 한국기업들의 투자가 차지하고 있다. 과거에는 개발도상국의 싼 임금을 활용하여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생산거점 확보) 해외에 많이 진출했다면, 지금은 해외 내수시장을 개척하려는 전략적 목표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이 글로벌화를 하는 방법에는 수출을 통한 방법도 있지만 본격적인 해외 진출은 해외직접투자를 통해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현지에서 생산 및 판매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디로 가는 것이 좋은가? 네 가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첫째는 진출할 국가에서의 해당 산업의 시장 규모이다. 여기에는 인구 등 전반적 경제 규모와 잠재력, 그리고 해당 산업의 잠재적 시장 규모가 검토대상이다.

둘째는 진출할 국가에서의 사업 환경이다. 여기에는 고용 문제, 투자 관련 제약조건, 인허가 문제, 경쟁 구도, 해외 투자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규제 등 대관 업무, 사업 관행 등이 있다. 즉 외국 기업이 사업하기 좋은 나라인가의 문제다.

셋째는 물론 해당 산업이나 업종이 그 국가에서 성장할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가 하는 것이다. 해당 국가에서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사업이라면 사업 기회는 더 매력적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검토할 요소는 그 나라의 정치 체제나 문화, 고객들의 성향, 산업 네트워크 등이다. 해당 국가의 체제나 문화 등이 우리나라와 유사하거나 조화를 이룰 수 있다면 해외 진출에서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 어디로 갈 것인가?

이상의 네 가지 요소를 기반으로 검토해보면 세부 업종 분야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이러한 조건을 만족하는 나라들이 다수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최근 가장 관심을 끄는 나라는 인도네시아이다.

첫째는 거대한 시장 규모다. 인도네시아는 2.7억 명의 인구를 갖고 있고 국토 면적도 한반도의 8.5배나 된다. 특히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집권한 2014년 이후로 고속도로, 철도 등 국토 인프라 구축이 크게 향상되었고, 경제성장 속도도 높은 편이다. 아시아의 유니콘 기업 중 5개가 인도네시아 기업이다. 10개 아세안 국가들의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인도네시아 GDP가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는다. 더구나 인도네시아는 수도 이전 계획이 진행되고 있어, 이로 인한 수요 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평균연령도 30세로 우리나라의 43세보다 낮다.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인도네시아는 기회의 땅이다.

둘째는 기업 친화적인 사업 환경이다. 과거에는 개발도상국들에 투자할 경우 사회적 신뢰의 부족이나 정부의 비효율성, 노동 관행 등 여러 통제하기 어려운 요소들이 있어 해외사업이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는 78개 영역이 포함된 옴니버스 법안을 제정하여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해외투자 기업에서의 규제 완화, 세제 혜택, 노동 관행 개선 등을 획기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의 이러한 노력으로 인해 해외투자 기업들의 사업환경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셋째는 산업의 전략적 중요성과 성장 가능성이다. 인도네시아의 경제성장률은 5%대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 정부는 IT, 식음료, 섬유, 전자, 화학, 바이오 헬스, 전기자동차, 사회 인프라, 금융 등 전략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들에 더 큰 기회가 있다.

마지막으로 인도네시아는 우리와 같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지향하고 있다. 한류 열풍 등 한국과 문화적으로도 교류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 아울러 고객들의 소비행태 등도 합리적이고 모바일 환경이 잘 조성되어 있다.

물론 인도네시아 외에도 우리에게 많은 기회의 시장이 있다. 앞서 살펴본 네 가지 요소들을 통해 기업의 글로벌 정책을 생각하고, 특히 비대면 환경에서 다양한 비대면 방식을 통해 해외 진출을 검토하는 노력도 중요하다. 지금은 다시 글로벌화를 준비하고 행동에 옮길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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