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4년차에 날개 펼치기 시작한 유스출신 기대주 오후성
프로 4년차에 날개 펼치기 시작한 유스출신 기대주 오후성
  • 석지윤
  • 승인 2021.05.24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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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FC '유스 출신 기대주' 오후성(21)이 입단 4년만에 그라운드 위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대구FC '유스 출신 기대주' 오후성(21)이 입단 4년만에 그라운드 위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대구FC제공

 

대구FC '유스 출신 기대주' 오후성(21)이 입단 4년만에 그라운드 위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대구FC 유스 현풍고를 졸업하고 2018년 대구에 입단해 올해로 프로 데뷔 4년차인 오후성은 지난 8일 14라운드 인천전에서 후반 43분 팀의 승리에 쐐기를 박는 추가골로 프로 무대 데뷔골을 기록했다. 지난 2019년 6월 29일 제주와의 18라운드에서 경기 종료 직전 세징야의 동점골을 어시스트하며 데뷔 첫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뒤 약 2년여만에 터진 프로 데뷔골. 오후성은 이날 득점으로 4년 동안 자신을 옭아매던 족쇄를 풀어낸 기분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그토록 갈망했던 데뷔골을 기록할 수 있어서 경기 후 정말 오랜만에 후련함을 느꼈던 것 같다. 그동안 경기가 끝난 뒤에도 갈증이 해소되지 않아 운동을 많이하고 녹초가 돼 쉬곤 했는데 이날 만큼은 정말 마음 편히 푹 쉴 수 있었다. 경기 후 연락드린 부모님께선 축하대신 고맙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아들이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득점에 대한 고민 탓에 부모님도 속이 상하셨을텐데 어버이날 터트린 득점을 선물로 여겨주신 것 같다"고 떠올렸다.

대구FC '유스 출신 기대주' 오후성(21)이 입단 4년만에 그라운드 위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대구FC '유스 출신 기대주' 오후성(21)이 입단 4년만에 그라운드 위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대구FC제공

 

오후성의 포지션은 공격형 미드필더. 포지션 경쟁자가 대구의 핵심 전력인 세징야이기 때문에 그동안 출전기회를 확보하기에 어려움이 따랐다. 그 탓에 데뷔 4년차에도 불구하고 출장 시간은 겨우 500여분에 불과하다. 올시즌 개막전 수원FC전이 프로 데뷔 4년만의 첫 선발 출장. 그는 부족한 기회에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세징야를 보며 많은 것을 배운다.

오후성은 "수원FC전에서 선발 데뷔를 했는데 다신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경기다. 동계 훈련 동안 컨디션 좋았고 많은 분들이 칭찬해주셔서 스스로도 기대가 컸다. 하지만 꿈에 그리던 첫 선발 출장 경기에서 너무 엉망진창으로 플레이했다. 그 탓에 전반 종료 직후 교체 아웃됐다. 다른 것보다 너무 못해서 나 자신이 창피했다. 이후 그 경기 영상을 수 없이 반복해서 봤다. '나는 왜 이것밖에 안되지'라고 생각하면서 보고 있는데 감독님을 포함한 주변에서 너무 속상해 하지 말라고 격려해주셔서 털고 일어설 수 있었다"며 "세징야를 보면 마음이 복잡하다. 세징야는 누구나 인정하는 국내 최고의 선수다. 내가 경기에 뛰지 못해 속상할 것 같으면 가장 많이 위로해주는 선수도 세징야다. 지금 당장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더라도 재능이 있으니 좌절하지 말고 노력하라고 누구보다 나를 높이 평가해준다. 포지션 경쟁자지만 존경할만한 선수로 배울점이 많다"고 말했다.

프로 데뷔 후 순탄하다고는 할 수 없는 길을 걸어온 오후성이지만 학창시절 역시 꽃길은 아니었다. 그는 크지 않은 신장과 타지에서 가족들과 떨어져 홀로 생활하는데서 오는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1년여 동안 축구화를 벗기도 했다. 그러던 그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사람은 당시 현풍고 감독으로 재임 중이던 정정용 현 서울 이랜드 감독.

오후성은 "수원 매탄중학교 2학년 생활이 끝나가던 10월 키가 147cm에 불과했다. 또래에 비해 덩치가 작은 것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있었고 타지 생활이 길어지면서 지치기도 해 전학을 결심했다. 그래서 고향 진주중학교로 옮겨 1년간 축구를 그만두기도 했다. 고등학교도 일반고인 진주기계공고로 진학했다. 축구를 다시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있었다. 그 때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준 분이 현풍고에 계시던 정정용 감독님이시다. 감독님께선 이전에 내가 청소년 대표팀에 소집됐을 때 여러모로 챙겨주셨던 분이다. 당시 현풍고 재학생 중에 친한 선배가 있었는데 내가 운동을 쉬고 있다는 사실을 감독님께 말씀드리자 감독님께서 직접 연락주셔서 현풍고에서 다시 축구를 할 수 있었다. 축구선수로서의 꿈을 이어갈 수 있게 해준 정 감독님과 대구에 언제나 감사한 마음을 품고 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대구FC '유스 출신 기대주' 오후성(21)이 입단 4년만에 그라운드 위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대구FC '유스 출신 기대주' 오후성(21)이 입단 4년만에 그라운드 위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대구FC제공

대구는 10년 가까이 신흥초-율원중-현풍고 등 유스에 심혈을 기울인 결과 오후성, 이진용 등을 배출해 1군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오후성은 빠른 시일 내에 1군에서 주전으로 자리잡아 유스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응원을 아끼지 않는 팬들과 오늘도 꿈을 위해 그라운드에서 땀 흘리는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수로 거듭나길 희망한다, 또한 현풍고시절부터 함께 대구에서 꿈을 키웠던 공격수 손석용과도 다시 그라운드에서 발을 맞추게 되길 기대하고 있다.

오후성은 "여태껏 활약이 미미했는데 그에 비해 팬분들로부터 과분한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어서 언제나 책임감을 갖고 그라운드 위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후배들 역시 선배의 모습을 보면서 자극을 받는 부분이 있어야 할텐데 그러지 못해 늘 마음 한 구석이 불편했다. 후배들이 자랑스러워하며 목표로 삼을 수 있는 선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손)석용이 형과는 눈을 감고 뛰어도 서로의 위치가 느껴질 정도로 호흡이 잘 맞았다. 그 덕분에 '현풍고의 원투펀치'로 불리기도 했다. 프로 데뷔 후에도 호흡을 맞추는 것을 기대했는데 석용이형이 부상때문에 불운하게 팀을 떠나게 돼 아쉽다. 언젠가 다시 동료로 만나게 되면 이전보다 더 호흡이 맞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동안 오후성에게는 '재능있는', '유망한' 등의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그는 미래보다 현재 그라운드에서 기대와 인정을 받는 선수가 되어 대구에서 리그 우승을 이끄는 것이 목표다.

오후성은 "아직까진 많은 분들이 나의 현재보단 더 발전된 미래의 모습을 기대하시는 느낌을 받는다. 이제는 지금 당장 경기장에서 보고싶은 선수가 되고 싶다"며 "그러면서 FA컵 우승은 한 번 해봤으니 주축으로 활약하면서 리그 우승을 목표로 달려가고 싶다"고 말했다. 석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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