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학생, 감염 노출 우려
계속된 안전문자에 ‘불안’ 반응
“이 시국에 유흥업소라니” 반발
대구에서 유흥주점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업소들이 전체 통제된 가운데 지역민들은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주말 이틀 동안에만 100여명이 넘는 확진자가 쏟아지자 지역민들은 행여 지난해 2~3월처럼 확진자 폭증 사태가 빚어지지 않을 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지난 22일 오후 코로나19 확진자 이동 경로에 포함된 대구 남구 대명동의 A업소는 문이 굳게 닫힌 채 대구시의 ‘집합금지 행정명령’ 스티커가 문 앞에 붙어 있었다.
이곳은 같은 층에 요양병원이 있고 건너편에는 계명대 대명캠퍼스가 있어 연령대가 높은 취약계층과 대학생들이 코로나19 감염에 노출될 우려가 상존했다. 다행히 이날은 주말이라 해당 연령층의 유동인구는 거의 없었다.
같은 날 오후 동구 신천동의 한 상가건물 4층에 위치한 B업소 또한 해당 층 전체를 외부인이 출입할 수 없게 조치됐다. 엘리베이터는 4층 버튼을 눌러도 반응이 없고 비상계단은 문을 닫았다. 건물 3층에 있던 한 직원은 “4층은 지금 아무도 들어갈 수 없게 막아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23일 오전 달서구 이곡동의 C업소도 출입 통제된 상태였다. 이 업소가 있는 건물과 옆 건물 한 채는 오후부터 영업을 하는 주점, 노래방 등이 모여있어 오전에는 하나같이 영업을 하지 않았다. 인근의 한 주민은 “한동안 잠잠하다가 갑자기 또 근처에서 (코로나가) 터져버리니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23일 오전 0시 기준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57명 중 종사자 13명, 이용자 25명, n차 접촉자 10명 등 48명이 지역 유흥업소 8곳과 연관됐다. 지난 19일 북구 산격동 유흥주점 관련 최초 확진자가 나온 후 이날까지 유흥업소 관련 확진자는 총 117명으로 집계됐다. 앞서 경북 구미와 울산 확진자가 최근 한 달간 지역 유흥업소를 여러 차례 방문한 사실이 확인됐다.
대구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많은 시민들이 “또 엄청 나온다”, “아침부터 안전문자 장난 아니게 오네요” 등 우려가 섞여 불안한 반응을 보였다. “집에서 혼술이나 하지, 이 시국에 유흥업소 원정을 다니나” 등 반발의 목소리도 있었다.
다만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초기 감염 장소 부근이 초토화됐던 것에 비하면 현재는 한결 약해졌다. 이틀간 방문한 세 업소 주변은 사람들의 통행은 계속되고 인근의 마트나 음식점도 조심조심 이용하는 분위기였다.
박용규기자 pkdrgn@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