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광주 2038년 아시안게임 공동유치 영호남 상생의 기폭제 되길
대구·광주 2038년 아시안게임 공동유치 영호남 상생의 기폭제 되길
  • 승인 2021.05.25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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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환 부국장
대구와 광주가 2038년 아시안게임 공동유치에 나선다고 한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용섭 광주시장은 지난 18일 열린 제41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아시안게임을 공동 개최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두 단체장은 당초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인 이날 발표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실무 협의를 이유로 26일 국회에서 유치 추진 계획을 공식 발표하기로 했다.

대구와 광주에서 아시안게임 개최가 성사되면 서울(1986년), 부산(2002년), 인천(2014년)에 이어 국내 4번째로, 영·호남 상생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는 2003년 하계 유니버시아드와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광주는 2015년 하계 유니버시아드와 2019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개최한 경험이 있다. 두 지자체는 그동안 국제대회를 개최하면서 국제규격의 경기장을 다수 보유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저비용 고효율 대회를 치를 수 있다는 논리다. 경기 운영과 지원시스템, 자원봉사 인력 운영 측면에서도 노하우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대구와 광주가 아시안게임 공동유치라는 깜짝 카드를 꺼내든 것은 최근 무산된 영호남 숙원 사업인 달빛 내륙철도 건설의 불씨를 살리려는 의도가 깔려있다. 대구와 광주를 1시간대로 연결하는 달빛내륙철도는 문재인 대통령의 영호남 상생협력 대표 공약이지만 최근 공개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안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두 지자체는 여수 엑스포, 평창 동계올림픽 등의 사례에 비추어 대규모 국제 행사가 열리면 도로, 철도 등 인프라 확충이 필수적으로 따르기 때문에 달빛내륙철도 건설에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앞서 대구는 지난 2018년 체육인들이 나서 2030년 아시안게임 유치를 추진한바 있다. 당시 지역 체육인들은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경험과 대구스타디움 등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어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간 평창 동계올림픽이나 인천아시안게임과 달리 경기장 건설을 위한 큰 추가 비용 없이도 대회를 치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제대회 개최한 지자체들이 대회 이후 재정 악화 등으로 인한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는데다 정부에서도 지자체의 국제 스포츠대회 유치에 따른 예산 지원 등의 절차를 강화하면서 국비 지원을 받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현실 때문에 대구시가 대회 유치에 나서지 않은 전례가 있다. 실제로 대구에서 치러진 2003년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와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경우도 정부의 지원이 당초 예상보다 줄어드는 바람에 대회 유치과정은 물론 사후에도 시설 활용과 운영 등에 따른 재정난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과 2018 평창 동계올릭픽의 경우도 새로 조성한 경기장의 사후 활용방안에 애를 먹었다.

이처럼 대규모 국제 스포츠대회를 개최하게 되면 단기적이지만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 개최도시의 이미지 제고에 긍정적인 요인이 있지만, 이에 못지않게 해당 지자체의 재정위기를 불러오는 등 부정적인 요인도 크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자체의 국제 스포츠대회 개최는 재정위기를 야기하는 ‘블랙홀’이라는 주장이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다. 또한 공동개최라는 특수성 때문에 야기될 현안문제들도 만만치 않다. 향후 본격적인 유치전에 뛰어든 후 유치위원회 구성과 주 개최지 및 경기장 배분, 재정부담 등 두 지자체가 해결해야할 실질적인 현안이 산적하다.

이런 모든 점을 감안하더라도 대구와 광주의 아시안게임 공동개최 추진은 영호남 화합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은 물론이거니와 달빛내륙철도 건설에도 순기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더 크다. 현재 대구시의 경제적인 상황을 비추어 볼 때 회의적인 시각이 없지는 않지만 공동유치를 할 경우에 재정적인 면에서 부담을 덜 수 있고 정부 지원을 받아내는데도 유리한 측면이 있다. 이번 2038년 아시안게임 공동 유치 발표를 계기로 영호남을 대표하는 두 지자체가 상호협력 체제를 갖춤으로써 발생할 시너지효과도 기대되는 만큼 향후 대구와 광주의 상생발전의 기폭제가 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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