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당 가능한 인원만큼 예약
많은 사람 접종 못해 아쉬워”
27일 오후 2시, 대구 남구 대명동에 위치한 K내과의원. 위탁 의료기관으로 지정된 이곳에는 백신 접종을 받기 위한 동네 어르신들이 의자에 앉아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은 위탁 의료기관 방문에 앞서 이달 초부터 온라인·전화 등 방법으로 접종 예약을 마쳤다. 백신 접종 이외 내과 진료를 받기 위해 의원을 방문한 환자도 있었다.
백신을 맞기 위해 대기 중이던 한 어르신(72)은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유행하고 있으니 당연히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터넷에서 접종 예약을 한 지 열흘밖에 안 지났는데 운이 좋게도 접종 첫날 백신을 맞게 됐다”며 “백신 접종 후 부작용이 있다는 얘기도 간혹 들리지만 백신 효과를 믿고 접종받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곳 위탁 의료기관에서는 하루 40명이 백신 접종을 받는다. 의원 관계자는 “1시간에 10명씩 오전에 20명, 오후에 20명에게 백신 접종을 할 예정”이라며 “접종 예약자 중 한 분이 오전에 오지 않았는데, 해당 백신 물량은 ‘잔여 백신’ 접종 예약자에게 접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동구 신천동에 위치한 D연합의원에서는 하루 80명이 백신을 맞는다. 의원 관계자는 “오전 9~10시 10명, 10~11시 10명, 11시~12시 10명 식으로 하루 80명씩 접종한다. 1시간당 10명을 접종하는 것은 백신 1바이알(주사용 유리 용기)당 총 10명을 접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위탁 의료기관 중 상당수는 이날 백신 접종이 처음이다. 이렇다 보니 병·의원 관계자는 접종 준비와 진행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각 위탁 의료기관은 하루 접종 가능 인원을 정해 예약을 받고 있지만, 백신 접종뿐 아니라 기존 업무도 함께 이뤄지고 있어 일손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와 관련 K내과의원 원장은 “현재 의료 인력을 고려해 하루에 감당할 수 있는 인원을 40명으로 제한했다”며 “우리 의원은 의사 1명에 간호사가 2명이다. 의사나 간호사가 많았더라면 더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접종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65~74세 어르신 중 백신 접종을 희망하는 이들은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70~74세 어르신의 경우 지난 6일부터, 65~69세 어르신은 10일부터 예약이 시작됐다. 사전 예약 기한은 내달 3일까지다.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70~74세 어르신의 사전 예약률은 60.4%, 65~69세는 53.5%를 기록 중이다.
조재천기자 cjc@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