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10조, 선심정책이 부른 기금파탄
사라진 10조, 선심정책이 부른 기금파탄
  • 승인 2021.06.0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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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아 이학박사 전 대구시의원
고용보험 기금의 적립금이 고갈될 것이라는 뉴스가 나왔다. 1997년 IMF 외환 위기 때도,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도 없던 일이 2021년에 일어나고 있다. 이전 정부까지만 하더라도 고용보험 기금은 10조에 육박한 흑자기금이었으나 2017년 현 정부 출범 이후 급격히 고갈되어 2021년 현재 단순 고갈을 넘어 빚으로 운용될 처지이다. 고용보험 기금은 2018년부터 적자로 돌아섰는데 이는 문재인 정부가 급진적으로 밀어붙인 최저임금 인상이 시작점인 셈이다. 소득주도성장을 부르짖으며 각 계의 우려는 모두 무시한 채 급격히 인상한 최저임금은 영세 사업장의 저임금 근로자들의 대규모 실업 사태를 불러왔다. 이는 자연스럽게 정부의 실업급여 지출 증가로 이어졌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로 항공 및 여행, 외식업 등의 서비스 업종의 고용시장은 더욱 나빠졌으며 이는 곧 실업급여 수급액 급증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단지 실업급여 급증이 채 4년이 되지 않는 시간 동안 10조를 모조리 쓰고 빚을 낼 만큼의 규모였을까. 당연히 아니다.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막연한 현 정부의 의지는 불필요한 단기 일자리를 마구잡이로 만들어냈으며 이러한 선심성 퍼주기 정책 또한 고용보험 기금이 줄줄 새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또 실직 상태인 청년들의 환심을 사려 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뜬금없이 2019년 10월에 발표된 실업급여 수급 기간 연장 및 증액 역시 고용보험 기금 탕진에 크게 기여했다. 3~8개월이던 수급 기간은 4~9개월로 늘어났고 평균임금의 50%였던 지급액은 60%로 높아졌다. 일 안 해도 잘만 하면 9개월 동안 자신이 받던 급여의 60%가 나오는데 당연히 이를 이용하려는 꼼수가 나올 수밖에 없고 실업과 취업을 반복하며 실업급여만 받으려 하는 편법 수급자는 급증하게 되었다. 지난해 주40시간 근로자의 최저임금이 179만여원인데 실업급여 하한액은 181만원이다. 나라가 나서서 모럴헤저드를 부추겼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에 더해 청년 고용과 관련하여 중소·중견 기업에서 청년을 채용하면 지급하는 지원금인 '청년고용추가장려금' 등 대거 신설한 각종 지원금 사업의 사업비 역시 고용보험 기금으로 충당했다. 기성세대의 시선에서는 사실 이 청년고용추가장려금은 참 낯설다. '라떼는 말이야'라는 진부한 이야기가 아니라 너무 당연한 개인의 취업에 국가가 나서서 돈을 퍼주며 고용을 장려하는 것이 낯설다는 것이다. 성인이 되어 자신의 생계와 자립을 위해 일자리를 찾고 직장을 다니는 일이 당연하다 생각되는 시대를 살아온 현재의 4050세대 혹은 그 이상의 세대에서는 이 같은 사업의 당위성이 잘 와닿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지원사업 중 종료 예정이었던 것조차 정부는 사업명만 바꾸어 연장에 연장을 거듭하며 빚으로 만든 기금을 여기저기 쏟고 있다. 심지어 근로시간 단축 보완책으로 기업에 보전하는 돈마저도 고용보험기금에서 지불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감사원장이 고용보험 기금 운용에 대한 감사 예고를 신년사에서 하게 이르렀다.
뒤늦게 정부는 고용보험제도개선을 위한 전담팀을 구성하여 노동계와 상의하여 재정 건전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당연히 전진은 없다. 노동계는 정부의 이러한 움직임이 실업급여가 정말 필요한 사람들에게 선의의 피해를 줄 수도 있다며 결사반대하는 입장이고 오히려 각종 지원사업을 고용보험기금에서 추진한 정부를 탓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현 정부가 자행한 방만한 지출구조와 선심성 정책은 결국 고용보험료율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모든 재정 건전성 악화와 관련하여 코로나사태만 물고 늘어지는 문재인 정부,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되기 전부터 고용보험기금은 적자로 돌아섰고 문재인 케어로인해 2011년부터 매년 흑자였던 건강보험 역시 2018년부터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를 제외한 모두가 알다시피 2018년에는 코로나가 없었다.
통계청은 올 3월 취업자가 31만 명이 늘었다며 민간 일자리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발표했으나 양질의 일자리를 가늠하는 지표인 국민연금 사업장 가입자는 10만여 명만 증가하였다. 그 갭은 정부가 세금으로 만든 노인 일자리를 포함한 단기·초단기·임시·일용직 근로자 및 일시 휴직자까지 통계청의 일자리 결과 발표에 포함했기 때문이다. 또 대부분의 소비지표가 코로나 이전 수준을 웃돌며 회복하고 있다고 기획재정부는 말하지만 소상공인들은 하루하루가 갈수록 고달프고 지갑은 백화점 명품매장에서만 열린다는 것이 우리가 체감하는 경기다. 단순히 숫자로 국민을 현혹하는 정부, 언제까지 국민을 속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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