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포모(FOMO) 인가요, 조모(JOMO) 인가요?
당신은 포모(FOMO) 인가요, 조모(JOMO) 인가요?
  • 승인 2021.06.0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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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경 한국애드 대표
포모증후군(FOMO syndrome)은 흐름을 놓치거나 소외되는 것에 대한 불안 증상을 의미한다. 포모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자신만 흐름을 놓치고 있는 것 같은 심각한 두려움이나 세상의 흐름에 자신만 제외되고 있는 고립에 대한 공포감이 높으며 ‘소외 불안 증후군’이라 부르기도 한다. FOMO는 ‘Fear Of Missing Out’의 약자로 ‘매진 임박’, ‘한정 수량’처럼 제품의 공급량을 줄여 소비자를 조급하게 만드는 마케팅 기법의 하나였다. 다양한 SNS 채널에서의 소통이나, 주식시장이나, 암호화폐 시장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묻지마 투자 등 우리 생활 곳곳에서 포모증후군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화제가 되었던 클럽하우스 앱은 초대된 사람들만 이용할 수 있어 초대권을 구하기 위해 중고거래시장에서까지 초대권 판매가 성행하기도 했었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모습에서 클럽하우스가 ‘가상의 엘리트주의’를 자극하고 포모증후군을 조장했다는 평가를 하기도 한다. 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치솟고 있는 상황을 ‘포모시장’이라고 정의했다. ‘남들도 다 하는데 나만 안 하면 손해인 것 같다’는 생각에 모두가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까닭에 주가가 오른다는 설명이다. 「노모포비아」의 작가 만드레드 슈피처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50%가 넘는 성인이 포모증후군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고 하며, 우리나라에서도 10대의 24.1%가 이러한 증상을 보인다고 한다.

포모증후군의 대표적인 모습은 바로 스마트폰의 사용 행태다. 잠자기 전에도, 아침에 일어나서도, 업무 중에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챙겨보고, 운전 중에도 스마트폰을 확인하는 버릇을 갖게 됐다면 포모증후군을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 바로 스마트폰 중독과 밀접하게 연결되어있는 것이 포모증후군이다. 스마트폰의 진동이 울리지도 않았는데 진동이 울린 것처럼 느끼는 팬텀 바이브레이션(Phantom Vibration)이나 손에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 또는 공포를 느끼는 노모포비아(Nomophobia)가 대표적인 증상이다. 휴대전화에 수십에서 백여 개의 단체 대화방을 유지하는 경우도 있다.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종일 대화방에서 올리는 메시지에 신경을 쓰는 일상은 비단 특정한 몇몇 사례는 아니다. 이렇게 우리는 적극적으로 스마트폰을 이용하지만 다른 이들의 모습에 상대적으로 열등감이나 박탈감을 느끼거나 이로 인해 인간관계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이렇게 스마트폰으로 인한 포모증후군이 확대되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으로 ‘디지털 디톡스’도 생겨났다. 몸의 독소를 뺀다는 ‘디톡스’의 의미에 ‘디지털’을 결합한 것으로 일상생활에서 디지털 기기의 사용을 줄인다는 의미다. 스마트폰에 대한 과몰입과 의존 내성을 줄이기 위해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제어하는 앱이 등장하고 눈을 보호하는 특수안경도 등장했다. 여행이나 숙박 시작 전에 스마트폰을 맡기면 할인이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모두 스마트폰에 대한 과몰입을 제어하기 위한 노력이다. 바로 포모에서 조모(JOMO)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조모(JOMO)는 ‘Joy Of Missing Out’의 약자로 ‘놓치는 것의 즐거움’으로 해석된다. 소외되는 것을 오히려 즐긴다는 의미인데 이미 많은 이들이 경험해 본 즐거움이다. 혼자 있고 싶은 주말 스마트폰을 꺼두고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누려보았거나 혼자 떠난 여행의 즐거움이 바로 그것이다. 이렇게 조모는 ‘혼자’의 즐거움과 ‘나를 위한 시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자발적 소외’라 할 수 있다.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광대한 정보와 불필요한 인간관계에 따른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을 중심으로 조모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제한하는 앱 ‘포레스트’의 이용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SNS 한 달 끊기 챌린지’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많은 이들이 스마트폰에서 불필요한 앱을 하나둘 지우기 시작했다.

어쩌면 포모(FOMO)와 조모(JOMO)는 개인의 성향의 차이일 수 있다. 사람마다 힐링의 방법이 다르듯 많은 관계 속에서 힐링을 찾는 이들이 있을 수 있고, 온전히 혼자가 되었을 때 편안함을 느끼는 이들이 있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아는 것이다. 무리에 휩쓸려 한쪽으로 옮겨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자리를 찾아 많은 관계로부터 최적의 거리를 유지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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