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입당 선 긋자…커지는 피로도
윤석열, 국민의힘 입당 선 긋자…커지는 피로도
  • 이창준
  • 승인 2021.06.08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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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돌풍·자강론 맞물려 경쟁자 견제수위도 높아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야 관계 설정이 묘하다. 물밑에서 국민의힘 안팎 인사들과 접점을 넓혀가면서도 입당 임박설에는 선을 그으면서다.

현재까지 윤 전 총장과 직접 만나거나 전화 통화한 의원이 대여섯 명 남짓으로 보도됐으나, 실제로는 수십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8일 통화에서 “드러난 것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귀띔했다.

윤 전 총장과 접촉한 야권 인사들은 초선부터 중진, 원외까지 ‘체급’과 스펙트럼이 다양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핵심 당직자는 통화에서 “윤 전 총장과 깊이 교감하고 있다”며 “불필요한 오해를 받을까 봐 공개하지 않고 말을 아끼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과 국민의힘은 정권 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소통하면서도 선뜻 입당 의사를 밝히지 않는 배경에는 여러 정치적 고려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먼저 국민의힘 직행에 대한 부담이 거론된다.

총장 사퇴 석 달여 만에 발 벗고 제1야당으로 투신할 경우 그동안 사정기관 수장으로서 문재인 정부와 대척점에 섰던 정치적 의도를 오해받을 수 있다는 우려다.

윤 전 총장이 최근 입당설을 부인하면서 “국민 요구에 부응하는 방식을 택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그런 맥락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에서는 유력 대권주자로서 국민의힘 쇄신 추이를 지켜보면서 당 밖에서 몸값을 키우는 것이 우월전략이라는 점을 윤 전 총장 본인이 더 잘 알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대한 외곽에서 버티면서 기대감을 키우다 입당하는 편이 극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동시에 윤 전 총장이 6·11 전당대회 직후 국민의힘에 합류할 것이라는 관측도 여전하다. 당권 주자인 홍문표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며 “7∼8월에 되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윤 전 총장의 진로를 둘러싼 또 다른 주요 변수는 국민의힘 내 대권 경쟁자 측의 견제 수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이준석 돌풍’과 맞물린 독자적 대권쟁취, 즉 자강론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윤 전 총장의 대권 경쟁력에 반신반의하는 관망파의 시선도 싸늘해지고 있다.

핵심 인사들 사이에서 ‘간석열(간 보는 윤석열), 카더라 정치’라는 조소가 들리고, 우군으로 통하는 일부 언론에서도 측근을 통해 메시지를 밝히는 ‘전언 행보’라는 등의 비판도 나온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전날 “정권에 후배 검사들이 분노하는데 정치공학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난한 데 이어, 이날 “빨리 수면 위로 나와 검증을 받고 비전을 보여라”고 압박했다.
이창준기자 cjc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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