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중소기업들이 여전히 자금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고 있고 부동산경기도 우리경제에 위기를 몰고 올지 모를 정도로 불안한 상황이 감안된 것이다. 한은이 또다시 큰 폭으로 기준금리를 내림으로써 추가적인 금리인하 여지가 줄어들게 됐다.
기준금리 2%는 사상 최저수준이다. 또 지난해 9월 미국의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금융시장이 흔들리면서 금리를 내리기 시작한 후 불과 4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3.25%포인트 낮춘 것은 파격적인 조치다.
한은이 이렇게 기준금리를 파격적으로 내린 것은 경기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급랭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올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가 2286만1천명으로 지난해 1월보다 10만3천명이 감소했다.
신규취업자가 이렇게 줄어든 것은 2003년 9월 (-18만9천명) 이후 5년4개월 만에 처음으로 나타난 일이다. 또 1월중 수출도 지난해 1월보다 32.8%나 줄어든 216만9천만 달러로 월별 수출입 통계를 집계한 1980년 이후 최대의 감소폭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이 올해 성장률을 -2.0%로 전망한 가운데 삼성경제연구소가 -2.4%, 국제통화기금(IMF)에선 -4.0%로 내다보는 등 올해 전체 경제성장률 전망이 마이너스로 굳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 지난 1월 가계와 중소기업들이 경기침체로 빚을 제때 갚지 못해 금융권 대출의 연체율이 0.82%로 급등하면서 금융권의 건전성에도 비상이 걸리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 경기는 바닥을 모르는 체 추락을 계속하고 있다. 또 미국의 구제금융안이 전 세계를 실망시키고 있고 러시아 영국 등도 금융위기에서 벗어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등 해외에서 날아오는 소식들은 긍정적인 것보다 부정적인 게 더 많다.
이런 상황에선 다시 금리인하의 필요성이 제기될 수 있다. 이번 기준금리 인하가 너무 가팔랐던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추가 금리인하가 제기될 경우 한은에 부담이 되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다.
또 작년 10월 9일 이후 올 1월 9일에 이르기까지 5차례나 기준금리를 파격적으로 내렸음에도 금리인하효과가 가계나 기업에 미치지 않았던 것도 문제다. 이번에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조치가 시중은행의 금리 인하로 이어져 가게나 중소기업들에게도 그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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