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보수 정당 대표와 50대 진보 정당 대표, 앞으로 여야 관계 어떻게 될까?
30대 보수 정당 대표와 50대 진보 정당 대표, 앞으로 여야 관계 어떻게 될까?
  • 장성환
  • 승인 2021.06.13 18: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결과 헌정 사상 처음으로 30대인 이준석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되면서 앞으로 여야 관계에서 어떤 변화들이 일어날지 주목되고 있다. 이 대표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나이뿐만 아니라 살아온 인생 과정이나 경험에서도 큰 차이를 보여 공감대 형성이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아울러 이전까지는 민주당이 2030 세대를 대표하는 입장이었다면 이 대표의 당선으로 이제 국민의힘이 청년층을 대변하는 정당 이미지를 가져갈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이 대표 당선에 축하 메시지를 내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노쇠한 꼰대 정당’의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감돈다.

◇ 22살 나이 차에 너무 다른 인생 발자취…원활한 소통 가능할까?

지난 11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43%의 득표율로 당선된 이준석 대표는 1985년생으로 만 36세다. 1963년생 만 58세인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는 22살 차이로 삼촌과 조카뻘 나이 차가 난다. 전혀 다른 세대를 살아온 두 사람이 여러 현안에 대해 의견을 잘 맞춰 나갈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지금까지 밟아온 인생 발자취도 극과 극의 형태를 보인다. 이 대표는 하버드대에서 경제학과 컴퓨터과학을 전공한 프로그래머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발탁에 의해 정계까지 입문한 ‘박근혜 키드’다. 정치인들의 단골 등용문인 법조계·학계·관료·언론계 출신이 아니라는 특징도 가지고 있다. 벤처기업 창업 경험을 바탕으로 정치권에 입문한 뒤 활발한 방송 출연과 꾸준한 지역구 활동으로 인지도를 높여온 정치인이다. 선출직에선 내리 고배를 마신 ‘0선’이지만 바른미래당 시절 첫 당권 도전에서 3위로 최고위원에 당선됐고, 두 번째 도전 만에 ‘이준석 신드롬’을 일으키며 중진 경쟁자들을 꺾고 국민의힘 당 대표가 되는 기염을 보였다.

반면 송 대표는 연세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의 대표 주자로 인천 지역에서 노동 운동에 뛰어들었던 인권변호사 출신이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의해 정치권에 영입된 뒤 만 37세이던 1997년 처음으로 출마한 인천 지역 재보선에선 떨어졌지만 이후 5선 국회의원과 인천시장을 지낸 화려한 정치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당권의 경우에는 첫 도전에선 컷오프됐고, 3수 끝에 민주당 대표로 선출됐다.

이러한 소통의 우려에 대해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으로 내정된 황보승희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민주당과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선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소통을 하겠다”며 “국가를 위해 큰 틀에서 힘을 합칠 부분은 협력하고, ‘불공정’·‘내로남불’ 등 잘못하는 부분에 대해선 치열하게 투쟁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노쇠·꼰대’ 이미지 경계…송영길 “여야 대화 물꼬 트일 수 있어”

정치권에선 젊은 야당 대표를 파트너로 맞이한 여당이 난감한 형국에 처했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이제 민주당이 상대적으로 ‘노쇠한’ 이미지를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 지난 4·7 재보궐 선거 참패 이후 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가 작성한 여론조사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민주당을 의인화한 이미지는 ‘독단적이고 말만 잘하는 40~50대 남성’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국민의힘이 파격적 혁신의 주도권을 잡으면서 민주당은 ‘꼰대당‘으로 몰릴 판이라는 분석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권의 대표적인 대선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30대 ‘0선’ 대표에 대한 선택이기도 하지만 기성 정치에 대한 심판이기도 한데, 민심의 두려움을 다시 한 번 절감한다”고 밝혔다. 4선의 정성호 의원은 “국민 목소리를 경청하면서 달라지지 않는다면 거대한 변화의 쓰나미 속에 파산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송 대표는 이런 우려에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물리적 나이 차이보다 ‘합리적 보수’를 지향하는 이 대표와 ’낡은 좌파‘ 극복을 주창하는 송 대표가 그간 막혀있던 여야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 이 대표가 보수의 본산 격인 대구를 찾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정당성을 외치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나온 지난 총선 사전투표 부정 의혹을 앞장서 반박해온 부분을 송 대표는 높게 평가해왔다는 후문이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송 대표가 이 대표와 한 달에 한 번씩은 꼭 보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나이 차 등 항간의 얘기는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 본인 스타일대로 만나서 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장성환기자 newsman90@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