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도 세대교체 바람?…'86그룹' 바짝 긴장
민주당도 세대교체 바람?…'86그룹' 바짝 긴장
  • 장성환
  • 승인 2021.06.13 18: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30대인 이준석 대표가 선출되자 정치권에 본격적인 세대교체 바람이 불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현재 여권의 주류 세력인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이 바짝 긴장하고 있는 모양새다.

13일 정치권에서는 “1985년생인 이 대표의 돌풍으로 86그룹이 주축인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기득권’ 집단처럼 인식될 수밖에 없게 됐다”는 얘기가 나왔다. 이들이 그동안 후진 양성을 외면하고 2030 세대의 정계 진입을 가로막았다는 시선도 있다. 게다가 80년대 학번들 사이에서는 ‘우리 땐 말야’라고 후배들을 무시하는 분위기가 여전한 게 사실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그게 바로 86그룹 용퇴론이 나오는 이유”라며 “이 대표의 당선이 그동안 당내에서 불거져 나왔던 세대교체 요구에 힘을 싣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가뜩이나 저마다의 도전 과제를 받아든 86그룹 주자들로서는 이중의 압박을 받게 된 셈이다.

86그룹의 맏형격인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쇄신을 기치로 당권까지 잡았지만 부동산 정책 조정을 비롯한 정책 현안에서 당내 강경파의 반발에 부딪힌 형국이다. 또 다른 86그룹 대표 주자인 우상호 의원은 국민권익위원회 조사에서 불거진 농지법 위반 의혹으로 탈당을 요구받는 처지에 놓였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도 대권 도전 대신 남북 관계 진전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입장이지만 쉽지 않은 한반도 상황 탓에 뾰족한 돌파구가 없다.

차기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을 포함한 ‘86그룹’이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다면서 반성하고 나섰다.

‘노무현의 오른팔’로 알려진 이 의원은 이날 출간된 대담집 ‘세계의 미래를 가장 먼저 만나는 대한민국’에서 “386세대들은 정치 중심부에 올라왔는데 과거 ‘3김’(김영삼·김대중·김종필)처럼 새로운 세대의 에너지를 빨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많은 젊은이들은 50대 이상 세대가 아직도 20세기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성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민주화를 얘기하다 보니 기존 생각에 저항하려는 의식만 팽배해 있고, 새로운 변화에는 오히려 둔감해진 것이 아니냐”면서 “정치권이 신념의 정치를 끝내야 한다.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신념의 리더십은 세상의 변화를 이끌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인위적으로 갑작스러운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게 아니라 시간의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86그룹이 한 덩어리도 아니고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장강의 뒷물이 앞물을 밀어내듯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성환기자 newsman90@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