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군병원, 장병 6명에 ‘맹물 주사’ 접종
대구 군병원, 장병 6명에 ‘맹물 주사’ 접종
  • 박용규
  • 승인 2021.06.14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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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 완료 백신병에 식염수 주입
병원 측, 누가 맞았는지도 몰라
동시간대 21명 중 10명 재접종
국군대구병원의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일부 장병들이 사실상 ‘맹물 백신’을 맞은 사건이 일어났다. 현재 군 당국은 30세 미만 장병에 대한 코로나19 화이자 백신 접종을 추진 중이다.

14일 페이스북 커뮤니티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자신을 201신속대응여단에서 복무하는 군인이라고 밝힌 제보자의 글이 올라왔다. 그는 “10일 부대 근처의 국군대구병원에서 단체 접종을 실시했다”며 “부대 복귀 후 일부 인원이 식염수만 들어간 주사를 맞아 재접종을 해야 한다는 국군대구병원 측의 통보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런데 병원에서 재접종을 받을 당시 정상적으로 접종을 완료한 장병 21명과 식염수 주사를 맞은 6명을 구분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제보자는 “누가 맞았는지 안 맞았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사태 책임이 있는 병원 측은 일언반구 사과도 없이 너무 많은 인원을 접종하다 보니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말과 2번 맞아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며 병원 측이 적반하장의 태도로 나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병원 측의 논리가 과연 민간인을 상대하는 곳이었어도 통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접종에서 6명이 백신 원액이 소량만 포함된 주사를 맞은 것으로 확인됐다. 화이자 백신은 통상 1바이알(병)당 6∼7명에게 투약할 수 있다. 백신 원액이 담긴 병에 식염수를 주사기로 주입해 희석한 뒤 투약하는 방식으로 접종이 이뤄진다.

하지만 담당자가 이미 용법대로 사용을 마쳐 원액 잔량만 남은 백신 병을 치우지 않고, 새 병으로 착각해 6명에게 재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백신 원액이 거의 섞이지 않은 ‘식염수 주사’를 맞은 셈이다.

군 당국은 보건당국 지침에 따라 동시간대에 접종한 장병 21명을 재접종이 필요한 인원으로 분류하고, 재접종을 희망한 10명만 다시 백신을 맞도록 했다고 해명했다. 국군의무사령부 측은 “재접종자들에게 일일 3회 이상 반응 여부를 확인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특이 증상을 보이는 인원은 없다”고 전했다.

박용규기자 pkdrg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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