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떠보니 선진국 (3)
눈떠보니 선진국 (3)
  • 승인 2021.06.15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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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 사회부장

코로나 19로 허당 선진국의 속살이 드러나 한참동안 기분이 좋았다. 백신 대응에 있어서는 우리가 선전했지만 그들이 갖고 있는 아우라는 분명히 있다. 특히 교육에 있어서 우리는 아직 교육 후진국이다. 박태웅 한빛미디어 이사회 의장은 팟캐스트 등에서 우리나라 교육에 3가지가 없다며 우리 교육의 문제를 지적했다.

첫째는 기본이 없다는 것이다. 이승엽 선수는 언젠가 한 중학교의 야구 연습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투수가 15개 변화구를 연속으로 던지더라는 것. 유소년시기는 어깨 근력을 키울수 있는 골든 타임이다. 미국 야구협회의 메이저리그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커브는 14살이나 16살 이후에 던지도록 돼있다. 슬라이드는 16살이나 18살 이후 연습하라고 한다. 어린나이에 변화구를 연습하고 던지면 어깨와 팔 통증이 1.6배 증가하게 된다. 슬라이드 던지는 투수의 팔꿈치 통증발생률이 85%에 이른다. 우리나라는 11살에 커브를 던지기 시작해 12살에 슬라이드를 배운다. 많은 우리나라 투수들이 16살 이전에 슬라이드, 싱크를 던지면서 한국 리틀야구는 국제적으로 상대할 팀이 없다. 그런데 어른이 되면 많은 우리나라 투수들이 미국 더블 A급 투수 수준으로 떨어진다. 일본에서도 해마다 150키로 구속을 던지는 투수가 나오지만 한국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어릴 때 변화구 기술을 배워 기술로 접근하면 원래 본능적으로 하게되는 동작이 사라지게 된다. 기본적 운동능력으로 육상, 수영도 함께 배워야 하지만 우선 시합에 이기는데 급급하다. 손흥민 선수는 아버지에 의해 기본 훈련을 오래동안 했기 때문에 세계적 선수가 된 것이다.

자녀들을 어릴때부터 학원에 보내는 한국교육의 적폐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교육 전문가들은 이런 외우기 선행학습이 아무 소용없다고 한다. 나온지 얼마 안된 스마트폰이 온 세상을 바꾸고 있다. 수시로 바뀌는 세상에 필요한 것은 혼자서 공부하는 능력이다. 혼자 질문하고, 정의내리고, 익힐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새로운 것이 나와도 두려움없이, 호기심을 가지고 새로운 변화를 따라잡는 기본 능력이 중요하다.

둘째 문제는 한국 청소년의 운동부족이 세계 최악이라는 점. 최근 10년사이 초중고생의 키는 줄고 비만율은 늘고있다고 한다. 온종일 앉아있는 한국 교육때문이다. 뇌는 신체의 일부인데 운동을 해야 뇌가 좋아진다. 미국 일리노이주 고등학교에서 수업전 운동을 시킨 학생들의 수학 성적이 1년만에 19.1점 올랐다. 수영을 한 쥐는 치매유발물질을 투입해도 치매에 걸리지 않았다는 연구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 초등학교 상당수가 체육시간이 없다고 한다. 체력이 기본인데 기본은 무시하고 건물을 세우는 꼴이다.

세번째 근거가 없다. 2002년 월드컵 축구 한국 대표팀 감독을 맡은 히딩크는 "한국선수들 기술은 좋은데 체력이 없다"고 말해 축구계를 놀라게 했다. 그때까지 우리는 한국선수들이 체격은 왜소하지만 열심히 뛰는 체력은 있고 기술이 모자라서 지는 것으로 알았다. 히딩크는 무조건 뛰는 것이 아니라 순간적으로 공을 잡고 최대 심박을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축구에 맞는 체력으로 팀을 개조했다. 모두가 대학을 가는 나라 한국은 교육열이 높아 문맹률이 낮다고 알고 있다. 문맹률은 낮지만 실제 더 중요한 실질 문맹률은 75%로 세계 최고이다. 글을 읽어도 뜻을 모르는 사람 비율이 이만큼 된다는 것이다. OECD 연구담당자가 분석한 한국의 실질문맹률이 높은 이유는 입시 중심 교육때문이다. 우리의 교육은 '너 이래도 책 읽을래'하며 책보기 싫어하도록 만드는 교육이다. 초중고를 입시지옥에서 보내고 대학생이 되도 4년 내내 공무원 공부한다며 암기식으로 책을 외운다. 이런 주입식 교육을 30년동안 하니 책은 꿈에도 보기 싫어진다. 교육이 근거를 가지고 해야하는데 그냥 열심히 뛰어라, 그냥 책만 보라는 식이다. 그러니 책을 읽지도 않고 신문 기사를 읽어도 의미를 모른다. 내가 이해한 것이 맞는지 문맥을 이해하기위해 고민하고 대화와 토론을 하는 방법을 배운적이 없다. 이런 경향이 남의 말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고 내가 이겼다고 주장하는 사회를 만들었다. 4지선다를 잘하면 칭찬을 받고 그래서 전교수석이 바보가 된다. 네팔에선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주관식 시험이다. 그들은 고교생만 되도 왜 사는지 아는 것 같았다.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말하지 않으면 빵점이 되니까. 기본도 없고 근거도 없고 체력도 망치는 교육, 이제 그만둬야 선진국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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