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관심 저조·약점 노출 우려”
“원칙 깨면 안돼·합의도 힘들어”
일각 “연기 여부보다 방식 논의”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가 최근 당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대선후보 경선연기론’에 대해 갑론을박을 벌였다. 이낙연 전 대표·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을 지지하는 측은 경선 흥행과 전략적 대응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며 ‘경선 연기’를,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지지하는 측은 ‘원칙’을 내세우면서 ‘원래 일정대로 경선 진행’을 주장했다. 일부 의원들은 경선 방식을 먼저 의논하고 이후에 경선 연기 여부를 결정하자는 ‘제3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민초’는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오프라인 전체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30여 명의 의원들이 참석해 2시간여 동안 경선 시기를 논의했다. 고영인 더민초 운영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선 연기를 놓고 찬반이 팽팽히 대립하는 양상이었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고 의원과 참석자들의 말에 따르면 장철민·홍기원·이병훈·김민철 의원 등 경선 연기 찬성 측은 “비대면·온라인 방식으로 여름 휴가철에 대선 경선을 진행하는 것은 국민들 관심도 떨어지고 참여도 저조하다”며 “우리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보다 두 달여 먼저 선출되면 여러 약점이 노출되는 등 불리할 수 있다”고 의견을 냈다.
반면 김남국·이규민·이해식·이수진 의원 등 이 지사를 돕고 있는 의원들은 경선 연기에 반대했다. 이들은 “원칙을 깬 것이 국민들 보기에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후보들 간 합의도 어렵다”면서 “국민들은 경선 시행 날짜에 큰 관심이 없다. 흥행은 콘텐츠만 제대로 있으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탄희 의원 등 캠프에 적을 두지 않은 일부 의원들도 “명분 없는 경선 연기는 옳지 않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경선 연기 여부보다 경선 방식을 우선적으로 논의하자는 ‘제3안’도 있었다. 어떤 경선 방식이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끌 수 있는지 먼저 의논하고 그 뒤에 경선 연기 여부 등을 결정하자는 것이다.
고 의원은 “영화감독이나 예능 프로그램 프로듀서, 광고 기획자 등을 섭외해 가수 선발 오디션 프로그램과 같은 방식으로 경선을 치러보자는 의견과 외부 인사 및 당내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진 인사들을 섞어 참신한 경선을 하도록 하자는 제안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더민초’는 이날 공통된 입장을 확정하지 못했다. 고 의원은 “대선 경선 방식이나 경선 기간 등은 의견이 하나로 모아지는 게 불가능하고, 또 이를 전달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있었다”라며 “지도부가 논란을 질질 끌지 않고 어떻게든 논의를 매듭지어달라는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성환기자 newsman90@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