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호 경영칼럼] 리더십은 펠로우십이다
[박명호 경영칼럼] 리더십은 펠로우십이다
  • 승인 2021.06.2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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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호 계명대학교 석좌교수 전 계명문화대학교 총장
지난주 언론 보도량 1위는 30대 ‘보수 야당’ 대표의 선출 소식이었다. ‘희망과 변화’를 주창하며 2008년 미국 최초 흑인 대통령으로 당선된 버락 오바마를 떠올릴 정도의 놀라운 사건이었다. 36세의 제1야당 대표는 당대표 수락 연설에서 ‘공정 경쟁’을 보수의 핵심 가치라고 주장하며 능력주의를 선언했다. 젊은 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와 함께 제1야당의 지지율도 크게 상승했다. 하지만 관건은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당을 혁신하고 정치개혁을 이루어, 궁극적으로는 대선에 승리하는 것이다. 그러한 목표를 달성하려면 고도의 리더십을 발휘하여 당을 안정시키고 당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서 그들의 협력을 이끌어내야 한다.

정치계뿐만 아니라 경제, 사회, 문화 분야에서도 탁월한 리더를 찾는다. 리더가 뛰어나면 문제가 쉽게 풀리고, 목표가 달성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리더십에 대한 많은 이론들이 쏟아져 나왔다. 감성리더십, 코칭리더십, 카리스마리더십, 수평적 리더십, 성찰적 리더십, 섬김 리더십을 비롯해 세종대왕리더십, 이순신리더십, 예수리더십 등 셀 수가 없을 정도다. 1980년대 변혁적 리더십 이론이 등장하기 전에는 리더의 통솔이나 지도행위가 불필요하다는 리더십 대체이론까지 등장했다.

리더는 조직의 목표와 방향을 정하고, 조직이 당면하는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여 해결에 앞장 서는 사람이다. 대체로 지시가 아니라 지휘를 하는 리더를 훌륭한 리더로 여긴다. 그래서 리더는 가끔 오케스트라단의 지휘자에 비유된다. 유능한 지휘자는 다양한 연주자들이 하모니를 이루며 최선의 연주를 하도록 이끈다. 마찬가지로 훌륭한 리더는 구성원들이 자율적으로 지혜와 창의성을 발휘하여 조직 목적의 달성과 문제해결에 적극 기여하도록 연출한다. 따라서 리더의 성공은 그를 따르는 팔로워(follower)들의 자세로 판가름 난다.

2000년대 초반, 당시 소규모 벤처기업이었던 구글은 압도적인 선두 주자인 오버추어를 제치고 가장 훌륭한 소프트웨어 엔진을 만들었다. 이 프로젝트와 관련이 없는 부서의 엔지니어가 자청해 며칠 밤을 새며 혼자의 힘으로 구글의 ‘애드워즈 엔진’의 문제점들을 바로잡은 덕분이었다. 이듬해 구글의 순이익은 600만 달러에서 9천900만 달러로 급증했다. 그 배후에는 직원들에게 강력한 소속감과 유대감을 안겨준 창업자 래리 페이지가 있었다. 이렇듯 훌륭한 리더는 팔로워십(followership)이 제대로 발휘되게 한다. 그 전제는 조직이 추구하는 목표와 문제를 공유하고, 확실한 의사소통과 피드백, 그리고 강한 신뢰성을 갖추는 것이다.

조직성공에 리더가 기여하는 부분은 고작 20%정도이고, 나머지 80%는 팔로워들의 몫이라고 한다. 당연히 최상의 팔로워가 필수적이다. 리더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자는 좋은 팔로워가 아니다. 리더십 연구의 선구자 워런 베니스가 말한 대로 “리더십은 팔로워를 통해 비전을 현실로 이루는 능력이다.” 훌륭한 리더와 모범적인 팔로워가 실과 바늘의 관계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일 때 비로소 진정한 동료(fellow)가 된다. 조직은 이러한 펠로우십(fellowship)이 작동할 때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여 더 큰 성과를 이루게 된다.

모두가 리더이면서 동시에 팔로워가 되는 펠로우 집단이 있다. 4만km 이상 비행하는 기러기들이다. 이들은 무리를 지어 V자형으로 편대를 이루어 비행한다. 공기저항을 줄여서 한 마리가 비행할 때보다 70%이상 더 먼 거리를 비행할 수 있다. 선두에 선 기러기가 편대를 이끌다가 지치면 힘을 아껴둔 후미의 기러기가 교대해가며 편대를 이끈다. 이처럼 리더가 고정되어 있지 않다. 또한 기러기 떼는 선두 비행 기러기를 응원하기 위해 끊임없이 소리를 내고, 간혹 지치거나 다친 기러기가 발생하면 동료 기러기 두 마리가 함께 이탈해 동료를 끝까지 돌보다 죽음을 지키거나 회복해 함께 무리로 합류한다고 한다. 동지애의 모본이다.

모든 리더는 애당초 팔로워였고 또 다른 리더의 팔로워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리더는 ‘따르는 법’을 먼저 배워야 ‘이끄는 법’을 배우게 된다. 모든 팔로워에게는 동료들과 협력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그래서 조직의 구성원들은 모두가 동일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나아가는 펠로우가 되어야 한다. 여기에는 파트너십과 동지애가 필수적이다. 매우 어려운 일을 훌륭하게 성취했을 때, 사람들이 애정을 가지고 기억하는 것은 일 자체가 아니라 동지애다. 그리고 그 일을 위해 어떻게 힘을 합쳤는가를 떠올리며 자랑스러워한다.

‘손자병법’에 ‘상하동욕자승(上下同欲者勝)’이라는 말이 있다. ‘위아래 사람이 원하는 바가 같으면 이긴다’는 뜻이다. 훌륭한 리더십이란 모든 구성원들이 같은 목표와 같은 비전을 품고 동지애로 혼연일체가 되도록 강력한 펠로우십을 이루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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