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칼럼> 성장주와 성장통
<재테크칼럼> 성장주와 성장통
  • 김주오
  • 승인 2021.06.20 21: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영진
하이투자증권 대구WM센터 과장


피델리티에서 마젤란 펀드를 13년간 운용하며 연평균 29.2%의 수익률을 낸 전설의 펀드매니저 피터 린치는 저서 <이기는 투자>에서 구조적으로 성장하는 산업의 대표 기업을 적정한 가격에 사서 보유하는 전략이 시장을 이기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 설명한다.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는 새로운 기술은 다양한 기업을 태동시키고 경쟁 속에서 발전으로 이어진다. 성장하는 산업의 핵심은 기술의 대중화 여부이며 대중화의 임계점을 넘어선다면 변화는 가속화된다. 성장주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새로운 산업 내 허상을 구분해내고 살아남을 기업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성장주는 성장의 방법이 다를 뿐 본질은 같다는 그의 주장처럼 성장기업은 투자 확대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낸 후 이익을 창출하고 강한 시장 지배력으로 오랫동안 높은 마진을 유지하는 공통점이 있다. 성장주는 이 과정에서 고평가에 대한 의심과 성장통이 필연처럼 따라온다. 최근 주식시장의 흐름도 성장주의 비해 가치주가 상대적으로 선방하는 순환매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달리 말하면 시장 주도주가 모호한 상황에서 성장주의 강세 사이클 종료에 대한 걱정이 일어나고 있다. 백신 접종에 따른 경기 정상화 과정 속에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며, 물가와 금리 지표가 상승했고 이는 성장기업의 원가 상승과 마진 축소로 연결된다는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은 경제의 그림자이다. 경제는 빠르게 변하지 않지만, 주식이란 그림자는 경제를 비추는 빛의 각도에 따라 크기가 변화한다. 성장주에 대한 우려가 반복되고 있다면, 언젠가 실제로 침체와 마주하는 시간이 올 수 있지만, 그 끝에는 항상 변화와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을 동시에 하는 것도 필요하다. 오늘 아침 신문의 헤드라인은 이미 일어난 사실을 오늘 확인시켜주는 것뿐이며 시장은 항상 그렇듯 현 상황보다 한발 먼저 움직일 것이다.

필자는 지금부터는 가치주 보다 성장주가 유리한 환경으로 넘어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성장주와 가치주의 밸류 격차가 줄어들며 이제 성장주는 특별히 비싸지 않으며, 가치주는 더 이상 저평가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주식은 기업의 미래가치에 따라 움직인다. 투자자가 기대를 가질 수 있는 성장 요인을 갖고 있다면 할증된 평가를 받게 되고, 미래가 불투명할 경우 할인된 평가를 받게 된다. 현재는 본격적인 경기회복이 진행 중이며 우리나라의 대표 성장기업들은 여전히 그 산업 내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견고히 유지하고 있다.

‘삶은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했던가. 투자도 항상 그렇듯, 지나고 나면 쉽지만 그걸 겪고 있을 때는 어떤 것이 희극인지 구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연평균 약 30%의 수익률을 기록했던 피터 린치의 마젤란 펀드조차도 투자자 중 절반은 군중심리에 휩쓸려 손실을 기록하였다. 조급한 마음에 우왕좌왕 급등 테마에 편승하기보다는 성장에 대한 우려가 없는 산업에서 길목을 지키며 시장에 대응하는 것은 어떨까? 완벽한 골 찬스는 없지만, 정답을 알 수 없다면 오답을 지우는 것에서부터 출발할 수 있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