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립 반대 서명…동의율 90%
“대단지 주거환경 악영향 우려”
이달 말 비대위 꾸려 본격 운동
市 “미확정…주민과 협의 진행”
대구시가 도시철도 엑스코선 건립을 추진하는 가운데, 차량기지 건설 후보지가 아파트 단지와 30m도 안 되는 거리에 인접해 인근 동구 주민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21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엑스코선 차량기지가 들어설 후보지는 봉무IC 설치가 예정됐던 삼각형 형태의 부지다. 이곳은 당초 금호워터폴리스 진입도로와 연결되는 봉무IC 건립이 계획돼 있었다.
하지만 진입로 건설 계획이 변경된 후 차도만 남았다. 대구시는 별다른 설립 계획이 없는 이곳을 엑스코선 차량기지가 들어설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
문제는 이곳의 위치가 대단지인 봉무동 A아파트와 인접해 있으며, 특히 A아파트 4차와는 좁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둔 채 가까이 있다는 것이다. 또 북동쪽으로는 위남마을, 몇몇 빌라와 마주해 있다.
인근 주민들은 5천 세대 정도가 사는 아파트가 코앞에 있는데 차량기지를 세우려는 희한한 처사가 어딨냐며 반발한다. 차량기지가 소음·분진·전자파 등 피해로 인해 주거 환경에 좋지 않아 세간에서 대표적인 ‘기피(혐오)시설’ 중 하나로 여겨지기 때문.
A아파트 입주민들은 이달 초부터 차량기지 설치 반대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 주민 90% 이상이 동의했는데 이달 말 비대위를 구성해 반대 운동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위남마을 주민들은 서명에 동참은 했지만 혹시 모를 염려를 함께 안고 있는 모양새다. 최병호 위남마을 통장은 “현 예정 부지를 반대했다가 괜히 불똥이 튀어 마을 바로 뒤편에 (차량기지가) 들어서서 마을만 고스란히 피해를 입는 거 아닌가 걱정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생존권이 걸린 마을 입장에선 첩첩산중인 셈”이라고 하소연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바는 아무것도 없다. ‘도시철도 엑스코선 건설사업 타당성 평가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내년 말까지 진행한 후 결정할 예정이다”며 “시로도 민원이 많이 들어오고 있는데 기본계획을 통해서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을 찾아 주민들과 협의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봉무동을 지역구로 둔 김상호 동구의원(국민의힘)은 “엑스코선 도입은 희소식이지만 아파트 단지 바로 옆에 차량기지가 들어오는 건 좀 아니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주민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시가 심사숙고했으면 한다”고 했다.
박용규기자 pkdrgn@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