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싯 떠오르는 무지개 쫓느라
빈들을 헤매다 돌아와
해 저무는 거리 서성거리는데
평행선을 그리던 호수는
색 바랜 머리카락 낯선 표정
뒤늦게 새삼 의식하듯
겉치레에 물들지 않은 채
도심 한가운데서
그대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
화려 할수록 초라해지는 존재감
눈물게 머금은 눈물의 빛
조금은 알고 있는 일체 허상이고
부질없는 욕심이거나
빈껍데기인 것 알려주려고
미지의 세계에서 그리도 천천히
빈 하늘에 뜬 오색 빛 사랑
당신은 때가 되면 그렇게
모든 걸 훌훌 털어버리고
돛단배처럼 소리 없이
우리의 곁을 떠나가리니
공중으로 쏜 화살 포물선 그리듯
◇오상직= 경북 의성 출생. 아시아문예 가을호/2014 신인상으로 데뷔, 한국문인협회 회원,시집 : 달빛소나타.
<해설> 칠색 무지개의 속 다른 형상을 가감 없이 표출하고 있다. 화려할수록 초라해지는 존재감에서 그 아름다움의 의미망을 구축한다. 당신(무지개)은 때가 되면 훌훌 사라진다는 의인법의 묘사에서 알 수 있듯이 무지개의 속성을 잘 표현하고 있다. -제왕국(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