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폭탄 뇌관 ‘윤석열 X파일’ 전모 밝혀라

윤석열 전 검찰총장 관련 의혹을 정리했다는 이른바 ‘윤석열 X파일’ 논란이 마치 핵폭탄처럼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다. 윤 전 총장과 처, 장모의 의혹에 대한 X파일을 봤다는 주장이 대선정국의 블랙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이 다음 대통령 선호도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파장이 크다. X파일에 대한 의혹만을 제기할 것이 아니라 그것의 전모를 공개하고 검증할 것이 있으면 검증하면 될 일이다.

윤석열 X파일 논란은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장성철 소장이 19일 윤 전 총장과 관련된 의혹의 파일을 입수했다고 밝힌 데서부터 시작됐다. 그는 그 파일의 내용으로 보아 윤 전 총장 측이 “방어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장 소장은 ‘의혹이 법적으로 문제없는 것과 도덕적으로 문제가 되는 건 다른 차원’이라고도 했다. 그는 그렇게 엄청난 의혹을 제기하면서도 그 파일의 내용은 공개할 수가 없다고 했다.

발칵 뒤집힌 것은 국민의힘 쪽이다. 이준석 대표는 그 파일에 문제가 될만한 내용이 있다면 관련 자료를 수사기관에 넘기거나 그 내용을 공개하라고 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천하의 사기꾼, 김대업 시즌 2가 시작된 것 같다”며 비난했다. 이런 반박은 윤 전 총장이 야권의 잠재적 대선 주자이기 때문에 당연한 반응으로 보인다. 우리가 보기에도 장 소장이 의혹만 제기하고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

한편 여권은 ‘X파일이 있다’고 한 적이 없다면서 그것이 여당의 공작이라고 호도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윤 전 총장 파일을 하나하나 쌓아가고 있다’고 했던 더불어민주당의 송영길 대표도 X파일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여당은 ‘윤 전 총장에 대한 검증을 두려워하지 말라’며 윤 전 총장에 대한 검증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X파일이 야당의 자중지란이며 여당으로는 불리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윤석열 X파일에 대해서는 모종의 음모가 있다고 느껴진다. 이렇게 큰 물의를 일으킨 만큼 장성철 소장은 입수 경위와 내용 등 X파일의 전모를 공개해야 한다. 윤 전 총장 측도 일절 대응하지 않는다는 입장만 밝힐 것이 아니다. 대통령직에 도전한 사람으로서 검증은 불가피한 일이다. 거리낄 게 없다면 적극적으로 해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