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1급 비서관, ‘무스펙’ ‘부동산 내로남불’
靑 1급 비서관, ‘무스펙’ ‘부동산 내로남불’
  • 승인 2021.06.29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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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삼수 서울본부장
윤삼수 서울본부장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진 김기표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을 언론 보도 하루 만에 사실상 경질했다. 관보를 보면, 김 비서관의 부동산 재산은 서울 강서구 마곡동 상가 2채(65억4800만원) 등 총 91억원 상당이며, 금융 채무가 56억에 달한다. 상당 부분 대출로 부동산 매입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청와대가 인사 검증 과정에서 김 비서관의 재산 문제를 일부 파악했음에도 김 비서관을 3월 말 임명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부실한 인사 검증 시스템이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공직기강을 다잡아야 할 반부패비서관이 논란의 당사자라 더 충격이다.

국민의힘이 당 대표로 30대 이준석 대표를 선출하자 청와대가 20대 박성민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청년 비서관으로 임명하는 등 청년들의 정치권, 공직 진출이 주목을 받고 있다. 청와대 1급 청년 비서관으로 임명된 박성민 비서관은 25세의 대학 재학생이다.

박 비서관 임명을 두고 정치권에선 ‘이준석 현상’으로 여권이 궁지에 몰리자 청와대가 보여주기식으로 젊은 여성을 파격 임명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청년 비서관 임명 논란에 대해 “탁현민식 쇼로 봐서 청년들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통령 비서실은 1948년 7월 24일 정부수립과 함께 생겼다. 제1공화국 시절은 비서관장 아래 총 7명 규모였다. 내각책임제인 제2공화국 시기 1960년에 직제가 개편되었으나 대통령 비서실이 클 필요가 없어 14명 정도가 근무했다. 그러다 박정희 정권 아래에서 많이 늘어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63년 대통령 비서실에 48명을 배치했는데 정권 말에 227명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박정희 시기의 대통령 비서실은 정책의 큰 그림을 그리거나 정무적 연결기능을 담당했고 정책의 실무 집행은 내각이 맡았으며 국회는 공화당이나 중앙정보부가 담당했다.

청와대 공무원은 대통령의 직무를 보좌한다.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정부 각 부처에 전달하고 각종 업무를 조율하고 대통령께 보고하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정책도 개발하고 각 부처와 사회 각계각층과도 활발히 의견 수렴을 한다. 통치자의 국정 수행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국회와 정무적인 협의도 큰 줄기이다.

청와대 비서실은 각 부처에서 능력 있는 공무원이 발탁되고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이 별정직 공무원으로 채용되어 행정관, 비서관, 수석비서관으로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한다. 행정관이 압도적으로 많은데 직급은 2급~5급이다. 1급 비서관은 약 45명이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비서관은 행정관보다 정무적 감각과 국정운영 능력이 탁월해야 행정관을 지휘해 대통령을 보필할 수 있다. 실무 경험이 전혀 없는 청년 비서관을 보필하는 행정관(3~5급)이 비서관보다 훨씬 오랫동안 공직과 사회 경험을 가졌을 것이다. 통솔이 되겠나.

올해 정부가 공채하는 공무원은 5급 360명 수준이고, 국가공무원 7급 815명 뽑는데 지원자는 3만8천947명이었다. 2만3천명 가량 뽑는 지방공무원 9급 공채에는 23만명 넘게 몰렸다. 안정된 직장을 갖고 싶어 몇 년간 공시생으로 지낸다. 합격이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

승진도 일반직 공무원이 9급에서 5급으로 진급하는 기간이 평균 25년이고 9급에서 6급까지도 약 18년이 걸린다. 1급으로 승진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전국적으로 눈을 넓혀도 현재 여성 지방공무원 중 1급은 없고 2급은 서울시 4명, 대구시 1명, 경남도 1명에 불과하다.

연봉 1억원 정도 받는 박 비서관이 업무를 파악하고 정책 개발과 정부 부처나 각계각층과 업무협의와 조율을 잘할 수 있을지, 어떤 성과를 내놓을지 알 수 없다. 좋은 정책을 내놓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의 벼락출세를 두고 시중의 눈초리는 호의적이지 않다.

문 대통령은 20대의 생생한 얘기를 듣고 싶었다면 조직이나 실무 경험이 없는 그를 1급 비서관보다 ‘청년특별보좌관’으로 등용했어야 했다. 행정고시로 공직에 들어와 30년 넘게 근무한 대구시 행정부시장이 1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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