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백신으로부터 배워야 할 것들
코로나19와 백신으로부터 배워야 할 것들
  • 승인 2021.06.29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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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후남이사장
김후남 사회복지법인 상록수재단 대표이사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고 있다.

‘나의 건강’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 이웃, 공동체의 안전을 위해 ‘백신 맞고, 일상 회복!’ 행렬에 전 국민이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9월 중에 전 국민의 70%가 1차 접종을 완료할 예정이다. 7월부터는 사회적 거리두기도 대폭 완화되면서 일상생활의 상당 부분이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희망적이다.

하지만 막연히 기뻐할 것만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완전히 소멸되지 않고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풍토병이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감염병 재난이 되풀이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우리는 ‘현재’라는 과정을 통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현재의 재난 위기로부터 철저히 배워야 한다. 그래야 미래가 약속된다.

감염병 재난으로 사회는 더 급격하고도 빠르게 변하고 있는 중이다. 사회복지 현장의 변화, 그 변화의 방향을 함께 고민해 보았으면 한다.

코로나19를 통해 우리는 ‘재난의 불평등’을 확인했다. 코로나19의 여파는 경제, 산업, 노동 등 사회 전 분야로 확장되었으며 모든 사회구성원들의 안전과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노인과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게는 더욱 강력하고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삶을 피폐하게 만들었다. 돌봄서비스의 중단으로 인한 공백은 생존과 직접 연결되는 문제임을 확인했다.

현장을 둘러보아야 한다. 먼저 대면서비스 중심의 사회복지사업과 서비스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응체계를 민관이 함께 구축해야 한다. 준비없이 맞닥트린 코로나19의 위기상황에서도 지혜를 모아 최선을 다했다. ‘코호트격리’라는 선제적인 예방으로 확산을 막았다. 이제는 그런 경험을 토대로 감염병 관리 매뉴얼을 촘촘히 만들고 일상 속 교육을 지속해야 한다. ‘인권’이라는 변수를 대입해서 좀 더 확실한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

코로나로 인해 발생하는 위험은 광범위하다. 그 가운데 건강·생명에 대한 위험은 무엇보다 중요한 이슈다. 예방과 치료가 전방위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불안과 우울, 스트레스 등 정신건강에 대한 대응도 중요하다. 지금 이 시점에서는 물론이거니와 앞으로도 더욱 중요한 우선순위로 설정해 취약계층의 정신건강에 노력해야 한다. 취약계층의 ‘정신건강’은 현장에서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의제중의 하나로 실천적 노력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사회적 신뢰’구축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여야 한다. 정부가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사람들은 정부 발표나 전문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인터넷에 떠도는 소문이나 근거 없는 주장에 더 귀를 기울인다. 우리 지역의 초기 백신접종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낮았던 것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신뢰가 부족하면 사회구성원들은 서로의 선의를 믿지 못한다. 이로 인해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고 문제 해결은커녕 엄청난 비용을 초래하게 만든다.

사회적 신뢰는 사회구성원이 사회문제를 ‘우리의 문제’로 인식할 수 있게 하여 복잡한 사회적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와 의회, 복지현장이 위기극복의 사회적 신뢰를 공고히 해야 한다. 사회적 신뢰를 손상시키는 행위에 대해서는 반드시 사회적 제재가 가해져야 할 것이다.

셋째는 급속한 온택트 전환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를 짚어보고 사람 중심의 디지털 서비스로 전환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에도 디지털 기술은 현장의 변화를 요구하게 될 것이다. 사회복지현장의 서비스는 대면을 전제로 한다. 노인과 장애인 등 취약계층은 사회복지기관과 시설의 대면 서비스를 통해 사회와 연결되고 타인과 소통했다. 하지만 서비스 중단은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넘어 생존의 위험과 사회적 고립을 야기했다. 상황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환경 조성과 함께 컨텍트의 지속성을 제고할 수 있는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비대면 서비스의 단점을 최소화할 수 있는 비대면-대면 혁신서비스의 개발을 지원하고 대면서비스 중단으로 발생하는 소통 단절, 고립탈출을 지원할 수 있는 혁신적 프로그램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생태위기 및 기후변화에 대한 근본적 대응을 현장에 녹여내야 한다.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복지현장에서도 환경과 생태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고 일상 속에서 실천 가능한 사업들을 해 나가야 한다. 인간의 심리사회적 욕구 충족은 물론 지역사회 연대 강화에도 사회복지계가 더 관심을 갖고 지역 환경개선, 생태교육 및 체험교육, 캠페인 활동 등에도 관심의 영역을 확장해야 한다.

일상 회복의 지름길은 백신이다. 나와 공동체를 위해 내 순서가 돌아오면 꼭 백신을 맞길 권한다. 개인적으로는 2차 접종까지 완료했다. 부작용은 없었다.

백신은 특정 질병 혹은 병원체에 대한 후천성 면역을 부여하는 의약품이다. 후천성 면역은 여러 특징을 갖는데, 그중 하나가 ‘면역 기억’이다. 후천성 면역의 기억은 이전에 인체에 침범했던 병원체의 정보를 기억하여, 미래에 같은 병원체에 감염되면 이에 대해 더 빠르고 강한 면역반응을 유도할 수 있게 해준다. 코로나19가 던져준 아픔과 도전들을 잘 기억하였으면 한다. 그래야 후천적 사회적 면역이 형성된다. 건강한 사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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