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교차접종 그 진실은
백신 교차접종 그 진실은
  • 승인 2021.06.3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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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형 객원논설위원 행정학 박사
코로나19 예방 백신접종이 전 세계적으로 실시되면서 봉쇄되었던 국경의 문이 조금씩 열리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알파(영국) 베타(남아공) 감마(브라질) 델타(인도)외에 이보다 더 전파력이 강한 델타 플러스까지 등장하고 있어 백신 접종을 통해 코로나를 극복해 나가고 있는 지구촌을 또 다시 긴장의 도가니 속으로 몰아가고 있다.
우리의 경우에도 전염성이 매우 강한 델타변이가 국내 코로나의 새로운 우세종(優勢種)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게 예측되고 있어 이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백신접종률을 하루 빨리 높여야 한다. 그러나 코로나에 취약한 60-74세 고령자의 백신접종률은 8.6%에 불과하고 이들에 대한 2차 접종은 8월말이나 9월초에나 이루어지는 가운데, 새로운 거리두기 개편안으로 인해 언제든지 대규모 확산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매우 우려스럽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정부가 시행하고자 하는 코로나19 백신 '교차접종'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교차접종 대상자는 4월 19일부터 5월 8일 사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1차 접종한 방문 돌봄 종사자, 의원·약국 종사자, 경찰·해경·소방 등 사회필수인력, 만성 신장질환자 76만 명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이미 예약된 2차 접종 시기에 아스트라제네카가 아닌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도록 계획이 변경되었다. 그 이유는 알려진 바와 같이 교차접종이 델타변이에 더 강해서라기보다는 정부는 부인(否認)하지만 목표한 접종률을 달성하기 위해 무리하게 2차분 백신을 1차에 사용함과 동시에 추가로 구입하려던 물량이 정부의 의도와는 다르게 늦어지게 됨에 따라 백신이 부족하게 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시중의 정설이다.
따라서 7월중 2차 접종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1차접종자들을 대상으로 접종간격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교차접종을 실시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사정이 이러하자 대상자들 중에는 1차 2차 백신은 같은 종류로 접종해야 한다는 그동안의 학습효과 때문에 불안해하며 기피하는 사람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선택권을 당사자들에게 맡겨 교차접종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은 7월 19일 이후부터 기존 예약한 날짜에 아스트라제네카로 2차 접종을 받을 수 있다고 하지만 이 경우 1차 2차 접종 간격이 기준인 12주를 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어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게 되었다.
사정이 이러한 가운데 공교롭게 각종 언론매체에서 갑자기 교차접종이 델타변이바이러스에 더 면역력이 강하다는 연구결과를 연일 보도하고 있어 그 저의(?)가 매우 궁금해진다. 즉 교차접종 논란이 나오기 시작하자 아스트라제네카(AZ)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4주 뒤 2차 접종을 화이자의 백신으로 할 경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다시 접종하는 것보다 면역 반응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영국 연구팀의 연구결과와 함께 이미 교차접종을 시행한 국가에서 더 강한 면역반응을 일으킨다는 외국 연구진들의 연구결과가 보도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4일 정은경 청장도 정례브리핑에서 교차접종을 하면 면역력이 높아지고 변이바이러스 대응력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들이 있기 때문에 교차접종도 변이 대응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히고 있어 더욱 그러하다. 일부 사람들은 코로나 정국에서 국민들에게 가장 신뢰받던 정청장도 이제 믿지 못하겠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반해 일부 전문가들은 백신 교차접종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를 정부가 완전히 해소하지 못하다면 교차접종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과도하게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2차 물량을 앞당겨 사용함으로써 백신부족 현상을 초래하여 교차접종을 허용하게 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책임자의 사과가 선행되어야 하고, 아직 교차접종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점을 감안할 때 동일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수차 강조해 온 정부가 일부 국가에서의 연구결과를 빌미로 교차접종을 허용하게 된 것이라고 보고 정부의 지침을 따르기를 주저하는 아스트라제네카 1차 접종자들의 불안감을 잠재울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필자 또한 진실로 정부의 설명대로 교차접종이 앞으로 우세 종으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델타변이에 효과적이라면 이번 교차접종 대상자 76만 명뿐만 아니라 그 이후 1차 접종을 아스트라제네카로 접종한 모든 국민들에 대해서도 면역력이 더 효과적이라는 교차접종을 실시하는 것으로 접종정책을 변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 같은 국민을 대상으로 어떤 이는 면역력 80% 백신을 어떤 이는 60% 백신을 접종한다면 과연 이것이 이 시대의 화두인 공정(公正)인지 매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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