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주자들의 역사 인식 반드시 검증해야
대선 주자들의 역사 인식 반드시 검증해야
  • 승인 2021.07.05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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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대통령 선거에 여야 후보 23명이 난립하면서 치열한 공방이 예고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대통령 선호도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야권 1위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간에 역사논쟁이 불붙었다. 대한민국 독립 후 초대 정부 수립 과정을 어떻게 보느냐는 이념의 차이이다. 8·15 독립 후 한국에 들어온 미군과 소련군에 대한 시각 차이이며 한국과 북한의 시각 차이기도 하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일 이재명 지사가 고향 안동을 방문한 자리에서 한 ‘친일, 미 점령군 합작’ 발언이다. 그때 이 지사는 “대한민국이 다른 나라의 정부 수립 단계와는 좀 달라서, 사실은 친일 청산을 못하고 친일 세력들이 미 점령군하고 합작해 다시 그 지배체제를 그대로 유지했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또한 이 지사는 “그런 면에서 보면 ‘나라를 다시 세운다’는 생각으로 새로 출발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석열 전 총장이 4일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세력이 국민의 성취에 기생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은 “광복회장의 ‘미군은 점령군, 소련군은 해방군’이란 황당무계한 망언을 집권 세력 차기 유력후보 이재명 지사도 이어받았다”고 했다.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어떤 입장 표명도 없다는 게 더 큰 충격”이라고 했다. 종국적으로 이 지사가 무엇을 지향하는지도 물었다.

이 지사는 과거에도 대한민국의 건국이 ‘친일 세력과 미 점령군의 합작’이라는 인식을 줄곧 보여왔다. 그는 이승만 초대 대통령을 ‘친일 매국 세력의 아버지’로 규정하기도 했다. 올해의 3·1절 기념행사에서도 대한민국의 건국에 대해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고 했다. 2017년 출간한 한 에세이에서도 이 지사는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한 것을 ‘외세 침략‘이라고 규정했다. 북한 정부의 시각과 거의 같다.

한 나라의 최고 지도자가 되겠다는 사람은 역사 인식이 뚜렷해야 하고 그것은 사실에 기초해야 한다. 이승만 대통령과 초대 정부가 친일파라는 것은 분명하게 팩트와 어긋난다. 북한에 들어온 소련군이 자신을 ‘해방군’이라 불렀다고 해서 그들이 말 그대로 해방군인 것도 아니다. 대선 주자들의 역사 인식 검증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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