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정신 실종된 도쿄올림픽에 대한 우려
올림픽 정신 실종된 도쿄올림픽에 대한 우려
  • 승인 2021.07.06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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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환
부국장
‘지구촌 스포츠 축제’ 제32회 하계올림픽(23일∼8월 8일)이 이달 말 일본의 수도 도쿄에서 개막한다. 이번 도쿄올림픽은 코로나 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지난해 개최가 무산된 후 우여곡절 끝에 1년 만에 열리게 됐다.

아직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지 않은데다 인도발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창궐로 인해 재 확산이 우려되는 바람에 참가 규모와 인원 등이 유동적인 상황이다. 이 때문에 올림픽이 열리는 일본 현지에서도 여전히 대회의 개최에 따른 찬반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일본 아사히신문이 지난 19∼2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32%가 취소를, 30%는 재연 기를 주장했다. 또한 일부 종목의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들은 올림픽 불참을 잇달아 선언하면서 사실상 반쪽대회로 전락하고 있다.

현 정부 들어 일본과 대립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이번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개최국 일본이 독도를 자국 영토로 표기하면서 국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림픽 보이콧을 강행해야한다는 여론도 비등하다.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6명은 문재인 대통령이 도쿄올림픽 기간 일본을 방문하는 데 대해 부정적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왔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500명을 대상으로 문 대통령의 도쿄올림픽 방일 찬반을 조사한 결과, ‘반대한다’는 응답은 60.2%로 집계됐다. ‘찬성한다’는 33.2%에 그쳤다. ‘잘 모르겠다’는 6.5%로 나타났다.

한일 양국은 가장 인접한 가까운 이웃나라지만 최근 수년간은 외교는 단절될 만큼 멀어졌다. 위안부, 후쿠시마 원전수 방류, 독도 등의 문제를 두고 끝없이 도발하고 있는 일본의 잘못이 크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 국민들이 일본 정부와 이번 도쿄올림픽을 보는 시각은 부정적인 게 사실이다.

이처럼 이번 도쿄올림픽은 코로나 팬데믹과 더불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한일관계로 인해 역대 최악의 올림픽이 될 가능성이 점점 크다. “스포츠에 의한 인간의 완성과 경기를 통한 국제평화의 증진”이라는 올림픽 정신은 사실상 이번 도쿄올림픽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 스포츠 선수들에게 올림픽은 꿈의 무대나 다름없다. 개인과 국가의 명예를 걸고 펼치는 선수들의 각본 없는 스포츠 드라마는 그동안 올림픽을 관전한 세계인들에게 진한 감동을 줬다. 한 차례 연기되는 바람에 5년 만에 열리게 되는 이번 올림픽에 우리나라도 29개 종목 322명의 선수단이 참가한다. 도쿄올림픽은 지구촌 최대 스포츠 축제라지만 코로나로 인해 해외 관중 없이 치른다. 일본 관중은 경기장 정원의 50%, 최대 1만 명까지만 들어갈 수 있다. 개막식 관중만 2만 명까지 입장시키기로 했다. IOC와 대회조직위가 공개한 ‘플레이북(규정집)’에 따르면 선수들은 대회 기간에 선수촌과 훈련장, 경기장을 중심으로 움직여야 한다. 관광지, 외부 식당에 갈 수 없고, 대중교통 이용도 금지된다. 각 종목의 세계적인 스타 선수들이 잇달아 불참을 선언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불참을 선언한 북한을 빼면 대부분의 나라가 참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코로나 상황을 감안하지 않고 자국의 정치논리로 올림픽을 강행하는 일본의 ‘올림픽 도박’에 참가하는 각국의 심정은 사실상 울며 겨자 먹기나 다름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올림픽 개최는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 됐다. 걱정이 앞선다. 이번 올림픽에 참가하는 우리나라 선수들이 일본 현지에서 자칫 악화된 한일 관계에 따른 반한 감정으로 올림픽 기간 동안 위축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아울러 일본 내 코로나 백신 접종 속도는 더디고 하루 확진 자는 여전히 1000명을 웃돈다. 자칫 우리나라 선수뿐만 아니라 전 세계 선수들이 코로나 확산의 매개체가 될 수 도 있다는 우려 또한 크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선수들이 자신들이 바라던 꿈을 이루고 무사히 자국으로 돌아가길 기원할 뿐이다. 일본의 행태는 밉지만, 지구촌 스포츠 축제는 무사히 치러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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