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한 방’이다
인생은 ‘한 방’이다
  • 승인 2021.07.07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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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 BDC심리연구소장
사람들이 말한다. "인생은 한 방"이라고. 맞다 인생은 '한 방'이다. 한 방 제대로 맞으면 삶이 180도 다른 삶으로 바뀌게 되니 인생은 한 방이 맞는 것 같다. 그런데 이 한 방의 의미를 제대로 모르고 있다. 오늘은 '한 방'이라는 단어의 정확한 의미를 되짚어 보고자 한다.
어떤 사람이 배가 너무나 고팠다. 그래서 만두집으로 들어가 찐만두 1인분을 시켰다. 배가 너무 고픈 나머지 나오자마자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먹어 치웠다. 하지만 여전히 그는 배가 고팠다. 그래서 추가로 고기만두 1인분을 더 시켜 먹었다. 그래도 무언가 부족하다. 다시 물만두 1인분을 더 주문해서 먹었다. 그제야 배가 불렀다. 그때 그 사람이 하는 말이 가관이다. "진작 물만두 시킬걸, 괜히 찐만두, 고기만두를 시켜서 돈만 날려 버렸네." 이 사람은 배가 부르게 된 것이 세 번째 시킨 물만두 때문이라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전에 먹은 찐만두, 고기만두는 생각도 하지 않고 말이다. 찐만두, 고기만두를 먼저 먹었기 때문에 물만두를 먹었을 때 배가 부르게 된 것인데, 그 간단한 사실 하나도 생각하지 못하니 참 바보 같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면 우리도 위 사람과 같이 어리석은 생각을 하면서 인생을 살고 있지는 않을까.
열심히 노력은 하지 않고 '한 방'만을 노리는 사람들이 있다. 로또와 복권을 사고, 카지노, 경마장에 가서 '한 방'을 노리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 한 방은 허상이요. 바람에 날리는 뜬구름과 같다. 세상에 공짜 없다는 것쯤은 굳이 나이를 많이 먹거나 도가 터지지 않아도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 않은가. 노력 없이 거저 얻어지는 것이 과연 우리 삶에 있던가? 땀 흘리지 않고 수확하는 열매가 어디 있던가 말이다.
그럼 지금부터 "인생은 한 방이다"에 대한 이야기를 제대로 해보자.
복싱 선수가 링 위에서 상대방의 턱을 향해 '한 방'을 노리고 있다. 그 모습은 흡사 뱀이 개구리를 노려보고 있는 모습과 비슷하다. 그런데 링 위에선 복싱 선수의 '한 방'은 도박장에서 '한 방'을 노리는 사람들과는 다른 '한 방'이다. 선수들은 상대 선수를 넘어뜨릴 KO의 순간, 그 '한 방'을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한다. 관중들은 선수가 상대 선수의 턱에 꽂아 넣은 마지막 그 '한 방'만을 기억할지도 모르나, 분명 알아야 할 것은 복서의 한 방은 그냥 한 방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끝없이 허공을 향해 던진 수만, 수천만 번의 맨주먹이 있었기에 가능한 한 방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한 방은 절대 거저 주어지지 않는다.
물이 끓기 위해서는 1℃에서 99℃까지 묵묵히 화력을 공급해야 한다. 그러면 99℃에서 100℃로 넘어가면서 1℃의 '한 방'으로 인해 드디어 물이 끓는다. 그러나 바보는 물을 끓도록 한 것은 마지막 1℃라 생각한다. 하지만 물이 끓기 위해서는 100℃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28℃도 필요하고 89℃도 필요하고 99℃도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무의미하게 보이던 그 무수한 시행착오와 인내의 시간이 있어야만 변화는 일어난다. 변화가 일어나는 지점을 임계점(臨界點)이라 한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 임계점까지는 가봐야 한다.
인생은 '한 방'이다. 그런데 꼭 명심해야 할 것은 '한 방'이란 단어는 아무렇게나 쓸 수 있는 단어가 아니라 열심히 살아온 삶에 대해 훈장처럼 붙여주는 단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1℃에서 시작하여 99℃ 마침내 100℃가 되면서 물이 끓기 시작하는 1℃의 그 '한 방'
4번 다운되고 5번째 일어나 상대 선수를 KO 시킨 유명 복싱 선수의 그 '한 방'
야구 경기 9회 말 투 아웃 끝내기 역전 홈런을 만들어 낸 어느 야구선수의 그 '한 방'
십 수년간 묵묵히 무대를 지키던 배우가 영화 한 편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영화배우의 그 '한 방'
7번 개그맨 공채 시험 떨어진 후 8번째 또 도전하여 스타가 된 국민 개그맨의 그 '한 방'
65세의 나이에 자신이 개발한 닭 요리법을 사줄 가맹점을 찾기 위해 1009번의 거절 끝에도 포기하지 않고 1010번째 가맹점 승낙을 얻어내어 현재 전 세계 1만 개가 넘는 가맹점을 만들어 낸 KFC 창업자 커넬 샌더스의 집념의 그 '한 방'
이렇듯 인생은 '한 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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