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깨문’ 내홍, 민주당 분열의 서막인가
‘대깨문’ 내홍, 민주당 분열의 서막인가
  • 승인 2021.07.0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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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여권의 금기어인 ‘대깨문’을 공개적으로 언급해 당 내홍이 짙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당내 경선 일정의 연기 여부와 주자 면접관 문제로 한 차례 충돌의 소용돌이를 거쳤다. 유력 주자의 발언을 놓고도 서로 날 선 포화를 주고받고 있다. 자기가 당의 대선 후보가 되겠다는 경쟁의 과정이라고 보는가 하면 당이 마침내 분열의 서막을 알리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송 대표가 지난 5일 언급한 ‘대깨문’이란 ‘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이란 뜻이다. 극성 친문 세력을 조롱해서 일컫는 말이다. 송 대표는 열성 친문들이 ‘어느 누가 당의 후보로 결정되면 차라리 야당을 찍겠다’고 생각하면 문재인 대통령을 지킬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소위 ‘대깨문’이라고 떠드는 사람”이라는 도발적인 어휘를 사용했다. ‘대깨문’은 언론에서도 금기시하는 단어이다.

친문 인사들이 벌떼처럼 들고일어나 송 대표에게 십자포화를 쏟아부은 것은 예상되고도 남는 일이었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6일 “특정 후보를 지지할 거면 대표직을 사퇴하는 것이 낫다는 직격탄을 날렸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도 ‘문 대통령과 척져서는 누구도 다음 대선에서 이길 수 없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이낙연, 정세균 등의 다른 후보 경선 주자들도 이를 문제 삼았다. 이재명 지사만 말을 아꼈다.

이재명 지사와 친문 간의 갈등은 지난 대선 당내 경선 때부터 있었다. 심지어 친문 측에서는 이재명 지사에게 탈당하라고까지 했었다. 이런 상황에서 ‘비문’에 속하는 송 대표가 친문 홍영표 후보를 꺾고 당 대표에 당선된 것이다. 그래서 송영길 지도부로 대변되는 당의 신주류와 20년간 친노·친문으로 이어져 온 주류 세력의 해묵은 반감이 마침내 정면충돌하게 된 것이다. 당이 깨질 것이라는 성급한 분석도 나온다.

문제는 민주당의 집안싸움보다 두 세력이 지향하는 정치 목표에 있다. 송 대표와 친문들의 상호공방의 내용을 들어보면 그들이 다음 대선에서 승리하려는 목표가 ‘문 대통령 지키기’이다. 문 대통령이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잘 모르지만 그를 지키는 것이 국가와 국민에 선행된다는 얘기이다. 여당의 이런 모습이 국민을 더욱 실망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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