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편견 딛고 인명구조요원 도전
장애 편견 딛고 인명구조요원 도전
  • 한지연
  • 승인 2021.07.07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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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거주 청각장애 2급 이수민씨
워터파크 라이프가드 보며 꿈 키워
적십자 수상안전강습 테스트 통과
“수상·해양레저 안전에 도움 주고파”
이수민씨
대구 두류수영장에서 잠영 전 숨을 고르고 있는 이수민 씨. 대구적십자사 제공
인명구조요원 신규과정을 밟고 있는 대학생 이수민(여·21·대구) 씨는 다이빙 풀에 들어서기 전 반드시 챙기는 물품이 있다. 일반인의 절반 길이 수준인 달팽이관을 보조해줄 ‘방수보청기’이다.

지난 5일 대구 두류수영장 다이빙 풀 앞에 선 이수민 씨는 수심 5m 아래에서 헤엄쳐야 하는 잠영 전 숨고르기에 한창이었다. ‘첨벙’ 물소리와 함께 수압이 보청기를 끼고 있는 이수민 씨의 귀를 자극했다.

그는 “전기가 통하듯 찌릿한 느낌을 받지만, 보청기를 빼기 보다는 동료와 강사들의 목소리를 듣는 게 좋아요”라고 말했다.

대구적십자사를 통해 이뤄지는 수상안전강습 현장에서 장애를 딛고 인명구조요원에 도전한 한 대학생의 사례가 눈길을 끈다. 최근 이수민 씨는 비장애인에게도 힘겨운 인명구조요원 신규과정 사전 테스트를 통과했다.

유아기 시절 현관 벨소리에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이 씨는 당시 병원으로부터 청각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이 씨가 처음 수영을 배우게 된 계기는 10살 무렵 어머니의 권유에서였다. ‘바다에서 놀다가 물에 빠지면 구조원의 소리를 들을 수 없으니 스스로 헤엄쳐 나와야 한다’는 어머니의 당부에서 시작한 것이 이제는 타인을 위한 수영으로 이어졌다.

이후 가족들과 방문한 워터파크의 라이프가드 요원의 활약을 보면서 막연히 꿈을 키우게 되었지만, 인명구조는 귀가 잘 들리고 말도 잘 할 수 있는 비장애인만 할 수 있다는 영역이라는 생각으로 의기소침했었다.

“하지만 도저히 포기가 안 됐어요. 머뭇거리기 전에 행동하자, 행동하면 모든 것이 시작된다는 마음으로 수화기를 들었죠.”

이수민 씨는 대구적십자사 수상안전 담당자에게 직접 전화해 ‘방수보청기를 끼고 수영을 할 수 있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이 씨의 열정을 확인한 수상안전 담당자의 확인 사인이 떨어지면서 그는 다시 한 번 도전의식을 불태우게 했다.

그는 “유년시절 장애로 인한 따돌림으로 어머니에게 원망 섞인 말을 하던 철부지 시절도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어머니는 저의 특별함과 제가 가진 이해심의 힘을 알려주셨다. 그게 큰 자양분이 됐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은 인명구조요원 과정을 함께 밟는 동료와 선생님 분들과 서로를 응원하고 있다”라면서 “남은 인명구조요원 과정을 잘 마쳐 인명구조요원이라는 이름에 어울리게 수상, 해양에서 사람들이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한지연기자 jiyeon6@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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