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아끼고 돌보는 당신만의 해변이 있나요
당신이 아끼고 돌보는 당신만의 해변이 있나요
  • 채영택
  • 승인 2021.07.11 21: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연이 살아야 우리가 산다> - (19) 반려해변
‘반려해변’이란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처럼
기업이나 단체·개인 등이
특정 해변을 맡아 돌보는 것
국내서 잇단 도입
美서 개발한 해변입양 프로젝트
벤치마킹 후 국내 맞게 재해석
올해 경남·인천·제주서 시행
2023년까지 전국 확대 예정
사진3
현대인들이 휴식을 위해 자주 찾는 바닷가도 이제 우리 삶의 동반자인 ‘반려해변’으로 받아들여 늘 깨끗하고 다정한 곳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반려(伴侶)는 ‘인생을 함께한다’라는 “짝”, “동무”, “친구” 의미가 담긴 단어다. 인생과 붙어서 ‘인생의 반려자’라 불리고, 동물에 붙으면 반려동물, 식물에 붙으면 반려식물이라 한다. 반려(伴侶)는 반려(返戾)와 다르다. 이 반려(返戾)는 되돌려 보냄을 의미하는 것으로 퇴짜 혹은 속어로 “빠꾸”를 뜻한다. 젊은이들에게는 리젝(Reject)이라는 의미가 더 다가갈 것이다.

반려(伴侶)든 반려(返戾)든 다 좋다. “함께” 하는 반려(伴侶)도 좋고, 미흡해서 “거절”하며 다시 새롭게 할 수 있게 기회를 주는 반려(返戾)도 좋다.

오늘은 반려 이야기다. ‘반려해변’으로 세상을 얻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우리는 반려동물 반려식물에 익숙해 져 있다. 반려동물(伴侶動物, companion animal)은 애완동물(愛玩動物, pet)로 인간이 즐거움을 얻기 위해 사육하는 소유물로서 동물을 말했는데, 이제는 반려자(친구)로서 대우하자는 의미에서 ‘반려동물’이란 표현이 대중화되고 있다.

반려동물이 우리 사회에 가족으로 정착된 지 여러 해 되고 반려식물들과의 교감으로 존재 자체로 만족감을 찾으며 심리적 안정을 찾는 문화도 급속히 자리잡아 가고 있다.

반려식물은 인테리어 효과가 있다. 반려식물은 공기 정화에 좋다. 반려식물은 치매 예방 및 우울증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반려식물 키우기는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되찾고 우울증 치료에 도움을 주어 치유의 기능을 해주며 치매 예방 및 우울증 치료에 적합하다. 반려동물처럼 정서적으로 위안을 준다.

그런데 더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다. ‘반려해변’이다. 지난 6월에 개최된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에서도 흥미롭게 다룬 주제였다.

‘반려해변’이란 특정 해변을 돌보는 것을 의미한다. 반려동물을 아끼고 돌보는 것처럼 특정 해변을 기업이나 단체 개인 등이 맡아 아끼고 돌보는 것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반려해변’은 1896년 미국 텍사스주에서 개발한 해변입양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해 국내에 맞게 재해석한 제도로, 해수부는 정부 주도 해양 쓰레기 관리 정책의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민간주도형 ‘해양쓰레기 관리 생태계’ 조성을 추진하고, 이를 위해 2020년 9월 제주도에서 반려해변 시범사업을 시작하여 시범사업의 성과를 바탕으로 2023년까지 전국으로 확대 실시될 예정이다. 올해는 경남, 인천, 충남, 제주에서 사업이 진행된다.

해양생태계의 보호와 복원은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 결코 미룰 수 없는 과제이기에 반려해변 프로그램은 기후위기 대응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주목되고 있다. 특히 2050년까지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실행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녹색미래 정상회의 서울 2021 P4G에서도 ‘바다를 통한 푸른 회복’이란 이름으로 반려해변이 등장했다. 2020년 9월 19일 ‘국제 연안 정화의 날’을 기점으로 제주도에서 해양쓰레기 인식 증진을 위한 대국민 캠페인 일환으로 ‘반려 해변’ 사업이 추진되었다. 지난해에 인천시·경남도·충남도 등 3개 지자체와 반려해변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올해부터 제주도를 포함하여 총 4개 광역지자체의 해변에서 본격적으로 반려해변 사업 시행에 돌입했다.

P4G 정상회의 해양특별세션에서는 해양수산부 주최로 친환경 선박과 해양 쓰레기 문제에 대해 다뤘다. 갯벌을 복원하고 바다의 숲을 조성하여 온실가스 흡수원을 확대해 다가오는 2050년에 100만 톤 이상의 온실가스를 블루카본으로 흡수하겠다는 계획까지 소개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구체적인 반려해변 정책도 밝혔다. 정책적인 반려해변도 좋다. 더 좋은 것은 ‘반려’ 정책보다 일반 국민의 참여가 진정한 해변을 위한 반려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7월 여름을 맞았다. 휴식을 취하려 사람들이 해변으로 몰려들 휴가철이 다가오고 있다. 이런 때 반려해변에 대해 모두 관심을 가져 볼 만하다.

반려해변 사업이 적극적인 민간 참여 형태가 된다면 전국 곳곳 사각진 곳 없이, 쓰레기와 폐기물로 몸살을 앓는 해변은 사라질 것이다.

가족들이 휴가지 바닷가나 해변에서 쓰레기를 주워 잘 버리고 치운다면 그것이 바로 반려해변 사업의 실천이다.

주말이 되면 정해 놓은 곳으로 가족이 함께 소풍 놀이를 가서 채소를 가꾸며 농장을 돌보듯이, 가족 단위로 자주 방문하는 바닷가 혹은 해변을 정해 놓으면 좋다. 정해 놓은 그곳에 가끔씩 찾아가 쓰레기를 주워서 잘 버리고 깨끗한 주변 환경을 만들면 바로 나의 반려해변 나의 해변이 되는 것이다. 주말농장이 내 텃밭 행세를 하듯이 반려해변이 내 해변 노릇을 할 것이다.

제주도에 이어 인천시·경남도·충남도에서 반려해변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아직 경북은 미온적인 것 같아 이에 지난 주말 지인과 함께 영덕 강구에 다녀 왔다. 평소 종종 찾던 바닷가여서 편한 마음이었지만 한 편은 걱정이 밀려 왔다. 여름 휴가철이 곧 다가오기에 해변이 걱정되었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 대신 국내로 발길을 돌리는 여행객들이 많아지면서 평소보다 해변을 찾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는데 버려질 쓰레기들 특히 플라스틱이나 캔 등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걱정된다. 잘 사용하고 잘 버리고 잘 처리하면 좋겠다. 여름 해변에는 담배꽁초가 유난히 많이 버려져 나뒹굴고 플라스틱 음료 포장재도 무척 많이 버려져 안탑깝다.

반려해변 사업에 동참한다는 것은 사랑이다. 아이들이 모래놀이를 하다가 백사장 모래 속에서 나뒹구는 담배꽁초를 만지는 일이 없을 것이고 백사장 모래를 걷다가 유리병 조각에 발가락을 베는 일도 없을 것이다.

자연보호중앙연맹에서는 독도를 탐방하며 자연유산과 문화를 직접 체험하는 민간외교 프로그램으로 생태탐방과 자연정화활동을 벌인다. 이러한 행사도 반려해변 프로그램의 한 형태다. 해양수산부는 반려해변 프로그램을 오는 2023년까지 전국 11개 광역지자체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40년간 어류 개체 수의 50% 이상이 감소하는 등 해양생태계는 인간으로 인해 점점 피폐해지고 있다. 이제 우리가 바다를 보존하고 보호하는 방법을 확장해야 한다.

인간이 바다 전체 중 30%만이라도 적극적으로 보호한다면 생물 다양성 상실을 막을 수 있고, 기후변화와 식량 부족 사태와 같은 인류가 당면한 위기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해양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보호구역에서 생태계가 복원되는 사례를 보면 바다를 위한 적극적인 보호가 효과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사례로 세계자연기금의 연구에 따르면,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바다에서는 물고기 크기 13%, 생물다양성 19%, 생물밀도 121%, 그리고 전체 생물량은 251%가 증가했다고 한다. 구역 내 알과 치어의 양이 15배 증가했고 랍스터의 산란은 2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성어의 개체수도 증가해서 더 많은 알을 낳았다고 한다.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고 있다. 이번 여름휴가는 반려해변을 찾아 그 의미를 함께 살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신경용<자연보호대구시달성군협의회 회장·금화복지재단 이사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1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