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올 상반기만 756건 제거
3~4월 신고 해마다 증가 추세
발견 즉시 119에 도움 요청을
이른 더위에 도심 민가에서 벌집을 제거해 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벌떼가 출현하는 시기도 앞당겨진 추세다.
12일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1~6월 벌집 제거 요청을 접수·처리한 건수는 총 756건에 달했다. 월별 건수는 지난 3월 42건에서 4월 117건으로 급증한 뒤 지난달 416건으로 뛰었다.
특히 3~4월 벌집 제거 요청은 해마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두 달간 벌집 제거 건수는 149건으로, 작년(112건)보다 37건, 2018년(97건)보다 52건 많았다.
절기상 여름으로 접어들기 전이지만 이르게 찾아온 더위에 여왕벌이 일찍 산란에 나서면서 벌들의 활동이 왕성해진 것으로 보인다.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벌들의 번식기가 5월 중순~9월 중순에서 앞당겨졌다는 해석이다.
도심 주택가에 자주 출몰하는 벌의 종류는 국내에 서식하는 말벌 10종 가운데 털보말벌·황말벌·등검은말벌 정도다. 특히 등검은말벌은 중국 남부지방이 원산인 외래종으로 2003년 부산항을 통해 유입된 뒤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도시 외곽지역까지 주거지가 확장되면서 서식지가 줄어든 벌들은 자연스레 도심에서 서식하게 됐다. 도시는 꿀벌과 달리 잡식성인 말벌에게 먹이를 찾기 유리한 환경이기도 하다. 특히 3면이 밀폐된 아파트 베란다, 주택 처마는 벌이 집을 짓기에 좋은 구조를 갖추고 있어 산 등 녹지와 가까운 민가를 중심으로 벌집이 발견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벌의 움직임이 가장 활발해지는 시기는 장마철이 끝나고 무더위가 본격화되는 7~9월인 만큼 벌떼 출현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7~9월 벌집 제거 건수는 3천596건으로 연간 5천30건에서 71.4%를 차지했다.
말벌은 침의 독성이 매우 강해 벌집을 발견했을 때 직접 제거에 나서는 건 위험하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주택가에서 벌집을 발견한 경우 보호장비 없이 제거를 시도하지 말고 119에 신고해 도움을 받아야 한다”라며 “만약 벌에 쏘여 호흡 곤란·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히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정은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