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의 향기
유년의 향기
  • 승인 2021.07.13 20: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夜星 제왕국

한잔 초록빛 봄을 마신다

봄이 다녀간 들판에 솟아오르는 향기

쑥 동백 목련 개나리 꽃차를 마신다

봄은 연한 연둣빛

텃밭 방울토마토 그늘이 아득하다

폭신한 반원에 매여있는 방울토마토 그늘

텃밭에 딛고 있는 자리는 어딘가에 모아두었던

찻잔에 담긴 유년의 추억 한 토막

바람을 끌어다가 줄기마다 매달아 놓은 빈 원들이

막 차오르는 것

내 가슴이 작은 원을 그릴 때마다

커다란 힘으로 그 자리를 닦아두는 것이다

아득한 물관 열어놓고

부드러운 힘에서 딱딱한 힘으로 솟구치는 부력

나는 헌책 마지막 페이지에 웅크린 저 남루한

유년의 향기를 마시는 것이다

◇제왕국= 한국문협회원, 한국시민문학(낙동강문학) 자문위원, 경남문협회원, 통영문협이사, 수필추천작가회 회원, 통영화우회회원, 한국민화협회 통영지회회원 등. 대구신문 명시상 수상(2014년) 등. 시집 : 나의 빛깔, 가진 것 없어도, 아내의 꽃밭.

<해설> 연둣빛 연한 꽃차를 마시는 다도의 즐거움은 생의 축복이 아닐 수 없다. 봄이면 그 연한 연둣빛에 취하면 금방 핀 꽃차를 달여 마시는 금장옥액의 정취가 유연하다. 화자는 텃밭 하나 만들어놓고, 주말이면 달려가는 즐거운 생의 달콤한 여유 속에 지난 유년은 비록 남루하였지만, 그 향기는 진득했으리라. 찻잔마다 화자의 유년이 고스란히 담겨있고 토마토 그늘처럼 폭신한 언어들로 중추를 이루며 각각의 단어들 의미망이 확장되어 울려오는 심미적 아름다움이 짙게 빛나고 있다. -성군경(시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1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