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선진국인가
한국은 선진국인가
  • 승인 2021.07.14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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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학교 명예교수 지방자치연구소장
갑갑한 코로나19 생활 속에서 들려온 희소식은 한국이 선진국이 되었다는 내용이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우리나라를 선진국 그룹에 포함시켰다고 한다. 세계 200여개가 넘는 나라 가운데 선진국에 속하는 나라는 32개국 정도다. 한국이 선진국에 진입한 것은 인구가 5천만이 넘고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선진국의 기준은 인구와 경제가 필요조건임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선진국이라고 하면 오랜 문화적 전통과 부를 가진 서양 국가들을 연상한다. 선진국이라는 말은 좀 애매하고 막연하게 머릿속에서 그려지는 상상적인 존재이므로 획일적인 잣대로 구획하기가 쉽지 않다. 오늘날과 같은 무한 과학발전시대, 경쟁시대, 변화시대에 개발도상국이 선진국으로 격상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UNCTAD 57년 역사에서 개발도상국이 선진국으로 지위 변경된 나라가 한국뿐이라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선진국은 단순히 달러로만 평가할 수 없다. 한 나라의 경제적 발전은 과학·기술·정치·사회제도·문화 등 여러 부문에서의 발전이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에 전 체제를 망라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구촌 어느 곳에 가든 코리아를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다. 공항 입구에는 삼성과 현대와 같은 대기업의 선전탑이 우뚝 서 있다. 국적을 불문하고 세계 젊은이들은 방탄소년단(BTS) 등 한류문화에 흠뻑 빠져있다. 경제와 문화가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촉매가 되면서 국격이 넓어진 것이다.

다시 말하면 반도체와 스마트폰, 자동차 등 산업과 팝·영화 같은 K문화가 한국을 선진국으로 이끈 길라잡이가 된 것이다. 원조를 받던 나라가 원조를 주는 나라로 성장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지구상에서 우리나라처럼 빠르게 경제가 발전한 나라가 없다고 한다. 그 근원은 국가경제를 중시한 훌륭한 정치지도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나라사랑 철학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는 어려운 여건 가운데서도 산업기반인 고속도로를 건설하였고 포항제철을 만들었다. 선진국의 이름을 얻게 된 것은 그의 정치적 혜안 덕분이다. 한국을 정말 선진국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전 UN 사무총장 아난 코피(Annan Kofi)는 선진국은 “모든 국민에게 자유를 부여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건강한 생활을 허용하는 국가”라고 정의하였다.

필자는 ‘선진국이란 온 국민들이 걱정 없이 삶을 누릴 수 있는 체제가 잘 갖추어져 있는 나라’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의 지위를 얻었지만 실감이 잘 가지 않는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도 더러 있을 것이다. 나라 안을 살펴보자. 정치가 불안정하고 정치지도자가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받고 있다. 패권정치로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인 삼권분립이 분명치 않고 정치와 행정의 역할이 모호하다. 집권자의 자의적 정치관이 국민들을 호도하고 포퓰리즘 정치·행정이 만연하고 있다. 빈부의 격차가 뚜렷하고 특히 세금정책과 부동산정책이 국민들을 불안하게 한다. 젊은이들에게 비전을 주지 못하고 있다. 봉급자가 아무리 노력해도 평생 내 집 갖기가 어렵게 되었다. 자유경제체제가 제한을 받는 경우가 많아졌다. 복지제도가 일관성이 없고 복지균형이 깨지고 있다. 각종 사고, 화재가 빈번하고 유독 자살자가 많다. 이 같은 예시는 국민들의 삶을 불행하게 만드는 요소로서 선진국이라고 하기에 부끄러운 것들이다. 선진국이라고 해서 국민생활을 위협하는 인적·물적 사고가 없을 수는 없지만 국가가 사회불안요소를 잠재우는 안전망을 구축하는데 소홀한 것이 문제다.

세계가 선진국의 명칭을 준다고 해서 국가경영을 잘하고 있는 것으로 오인해서는 안 된다. 자기 집 안 일은 스스로가 잘 아는 법이다. 무늬만 선진국이 되어서는 안 되고 국민들이 실감하는 선진국이 되도록 국가 사회 전체제가 노력하고 원숙해 져야 한다.

지금 여·야 정치권은 내년 3월 대선으로 매우 분주하다. 페어플레이는 안 보이고 마타도어가 성행하는 등 나라정치가 부끄럽다. 선거도 정치도 선진국다워야 한다. 대선에 나선 정치인들은 지금까지 국가경제발전을 위해 애쓴 인물, 기업 등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그들이 이뤄놓은 토대위에 참 선진국의 기치를 꽂겠다는 각오를 가져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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