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없는 K 방역은 신기루다
백신 없는 K 방역은 신기루다
  • 승인 2021.07.18 21:1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곽재혁 신경과 원장·대구시의사회 공보이사
며칠 전 둘째 아이 초등학교에서 확진자가 발생하여 결국 여름방학을 며칠 앞두고 온라인수업을 다시 시작하였다. 그리고 다니던 학원들도 일시적으로 수업이 중단되었다. 현재, 코로나 19의 4차 대유행이 심상치 않다. 하루 천 명이 넘는 코로나 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고 조만간 2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도권의 확산세가 가팔라지자 수도권은 거리두기 3단계를 건너뛰고 초유의 최고수위인 4단계가 시행되었다. 설상가상으로 백신 물량 부족으로 50대의 코로나 19 백신 예약은 하루도 안 돼 잠정 중단되었다. 1차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은 2차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부족으로 화이자 백신으로 교차 접종을 하고 있다. 아직 교차 접종에 대한 임상연구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이 불안감을 안고 교차 접종을 하고 있다.

코로나 19의 4차 대유행은 델타 변이의 급속한 전파와 코로나 백신의 인센티브로 인한 방역의 완화를 원인으로 보고 있다. 델타 변이와 코로나 백신의 인센티브 정책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이므로 4차 대유행이 온전히 정부의 책임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정부의 방역 책임을 완전히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가장 큰 문제점은 백신 확보의 부족이다. 우리나라는 매년 독감 백신을 시행하면서 잘 갖춰진 의료체계와 전산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으로 백신 접종 초기에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백신을 접종하는 일본에 비해 백신 접종률이 많이 앞섰으나 현재의 접종률은 한국과 일본은 거의 차이가 없다. 일본에 백신 접종률을 따라 잡히게 된 요인은 백신을 충분히 확보를 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작년에 코로나 19 확산세가 소강상태에 빠지자 K-방역을 자화자찬만 하다가 코로나 백신 확보에는 소홀히 하였던 것이다.

코로나 19 방역의 또 다른 문제점은 보은 인사이다. 지난 4월 16일 문재인 대통령이 “백신 도입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등의 과거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던 기모란 교수를 청와대 방역기획관에 임명하였다. 기 방역기획관은 화이자·모더나 백신을 선구매하지 않은 것은 잘한 일이라며 ‘화이자·모더나는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발언을 하였다. 이외에도 기 병역기획관은 전문가적인 소견보다는 정치적으로 편향적인 발언을 주로 하였다. 중립적이고 전문성을 가진 인재보다는 보은 인사를 방역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하는 것은 코로나 대유행을 해결하는데 장애만 될 뿐이다.

또한 정부와 방역 당국은 선택적 정의를 피해야 할 것이다. 방역 당국은 지난 3일 개최된 민노총의 집회가 제4차 대유행과는 직접적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총리와 질병관리청장이 민노총을 직접 방문하여 집회를 취소할 것을 당부하였으나 완강히 거절하고 8000여명 이상이 집결한 집회를 주최한 민노총을 감싸는 발언은 문제가 있다. 음주운전을 하였지만 사고가 나지 않았으면 된 것 아닌가라는 오해를 할 수 있는 발언이다. 집권 여당에서는 8.15 집회 이후에 코로나 대유행이 발생하였을 때 집회 주체측에 대해 테러집단이나 살인자라는 발언을 하였으나 이번 집회에 대해서는 미온적인 태도이다. 정부와 방역 당국은 이중 잣대보다는 공정하면서 엄중하게 대응하여야 할 것이다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4단계의 강력한 거리 두기는 일정 수준의 유행 차단 효과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단기간의 강력한 거리 두기는 사실상 시간 벌기에 불과하다. 거리 두기 조치는 일시적으로 확산을 누르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유행을 차단할 수 없다. 또한 막대한 사회적, 경제적 피해를 동반하기 때문에 길게 지속하기 힘들다. 여러 변이 바이러스 등이 출현하고 있지만 치료제가 없는 현시점에서 코로나 19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백신 확보가 가장 시급하다. 정부는 모든 노력을 강구하여 백신 확보에 총력을 기울어야 할 것이다. 또한 방역에 있어서는 정치적 성향보다는 전문가단체의 의견을 좀 더 적극적으로 수렴하여야 코로나 19에서 탈출 할 수 있을 것이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