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전부터 동거생활을 해온 이들은 결혼식이 끝난 뒤 “우리에게는 상징적인 의식에 불과하지만 합법적으로 결혼을 인정받았다는 사실이 기쁘다”고 말했다. 같은 날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는 34년간 동거생활을 해온 알레한드로 바넬리(61)와 에르네스토 로드리게스 라레세(60)라는 두 남성이 결혼식을 가졌다.
아르헨티나에서 군사독재정권 시절인 1976년부터 사귀어온 두 남성은 지난 2007년에도 결혼을 시도했으나 법원으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했다. 오는 11일에는 부에노스 아이레스로부터 300여㎞ 떨어진 로사리오 시에서 9년째 동거생활을 하는 두 남성이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며, 13일에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거주하는 두 남성이 결혼식을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헨티나 동성애자협회는 “동성결혼이 아르헨티나 사회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종교계의 주장은 근거가 없는 것”이라면서 현재 200여쌍의 동성커플이 결혼식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의회를 통과한 동성결혼 허용법을 지난달 21일 공식 선포했으며, 이 법은 30일부터 발효됐다. 이로써 아르헨티나는 중남미 지역에서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첫 번째 국가가 됐다.
한편 아르헨티나에서 동성결혼 허용법이 의회를 통과한 이후 파라과이, 볼리비아, 브라질 등 남미 국가는 물론 이탈리아, 영국 등 유럽 국가의 동성애자들이 인권 관련 비정부기구(NGO)를 통해 아르헨티나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방법을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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