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별 어려운 자전거도로 정비 시급
식별 어려운 자전거도로 정비 시급
  • 정은빈
  • 승인 2021.07.20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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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운전자, 만촌네거리서 시내버스 치여 사망
“보행자·자전거 겸용도로 사고 위험성 키워” 지적
김태우 수성구 의원 “필요 시 새 도로 설치해야”
수성구 만촌역 인근의 한 버스정류장
20일 대구 수성구 만촌역 인근의 한 버스정류장. 인근 도로가 자전거·보행자 전용도로로 지정돼 있지만 식별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대구 수성구 만촌네거리 인근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던 60대 남성이 시내버스에 깔려 숨졌다. 식별하기 어려운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가 자전거의 갓길 주행을 유도해 사고 위험을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0일 대구 수성경찰서와 수성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9시 55분께 만촌네거리 인근 도로에서 자전거 운전자 A(60)씨가 시내버스 뒷바퀴 아래 깔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차도 갓길에서 담티역 방향으로 이동하던 중 버스정류장 앞에서 자전거를 멈추려다 왼쪽으로 넘어졌고, 마침 옆을 지나던 시내버스가 A씨를 덮치면서 변을 당했다. 소방 당국이 신고를 접수하고 출동했지만 A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버스가 A씨를 앞서나간 상황이었기 때문에 운전기사가 사람을 보지 못했을 수 있다”면서 “두 운전자가 모두 정상적으로 도로에서 주행하던 상황으로 추정된다. 블랙박스 등을 토대로 자세한 사고 경위와 과실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도로교통공단의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대구지역에서 일어난 자전거사고는 연평균 449.6건이다. 전체 교통사고 가운데 자전거사고 비중은 3.3% 정도다. 이 기간 자전거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연평균 4.8명, 부상자는 473.4명 발생했다.

특히 이번에 사고가 난 만촌네거리 일대는 지난해 자전거사고 5건이 발생해 ‘자전거사고 다발지역’에 포함된 곳이다. 해당 도로는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로 지정된 달구벌대로 노선(수성교~경산 경계, 연장 21.8km)의 일부지만, 특수 포장재 없이 보도블록으로만 표시한 탓에 도로를 식별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평소 자전거를 자주 타는 직장인 황모(36)씨는 “자전거로 다니다 보면 자전거도로가 깔려 있어도 알아보기 어려운 곳이 많다. 불법 주차된 차가 올라와 있거나 균열이 생긴 채로 방치된 곳도 많아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달구벌대로 노선의 자전거 통행량(지난해 9월 기준)은 하루 1천200여 대로, 수성구의 전체 자전거도로 노선 35개 가운데 자전거 교통량이 가장 많은 노선이기도 하다. 통행량이 많은데도 도로 관리가 허술해 사고 위험이 커졌다는 지적을 사는 대목이다. 재발 방지를 위해 기존 자전거도로의 정비와 도로 확충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온다.

김태우 수성구의회 의원(국민의힘)은 “지역에 이름만 자전거도로일 뿐 보도블록 색깔만 달라서 어디가 자전거도로인지 알 수가 없는 곳이 많고, 사고 위험에도 노출돼 있다”면서 “안전을 위해서라도 기존의 자전거도로를 재정비하고, 필요하다면 구간을 확장하거나 새로 설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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