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서울부터 도쿄까지 33년…완전무결한 명궁의 철옹성
[올림픽] 서울부터 도쿄까지 33년…완전무결한 명궁의 철옹성
  • 승인 2021.07.25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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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양궁이 30년 넘게 아무도 넘지 못한 명궁의 철옹성을 구축했다.

강채영(현대모비스), 장민희(인천대), 안산(광주여대)으로 구성된 여자 양궁 대표팀은 25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를 물리치고 시상대 정상에 섰다.

이로써 한국 여자양궁은 단체전이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1988년 서울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한 번도 금메달을 놓치지 않고 9연패를 이뤄냈다.

서울 대회의 ‘원조 신궁’ 김수녕부터 이번 대회 대표팀 막내 안산까지 총 21명의 한국 여궁사만 단체전 금메달을 나눠 가졌다.

9연패는 특정 국가의 특정 종목 연속 우승 최다 타이기록이기도 하다.

케냐가 육상 장거리 장애물 경기에서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부터 2016년 리우 대회까지 9회 연속 금메달을 가져간 바 있다. 미국도 남자 수영 400m 혼계영에 같은 횟수의 연속 금메달 기록을 세워 최다 기록을 나눠 갖고 있다.

한국의 여궁사들 외에는 아무도 건드리지 못한 9개의 여자단체 금메달은 한국 양궁의 원칙주의와 완벽주의가 빚어냈다.

5년 전 리우 올림픽에서 전 종목 석권의 중심에 섰던 기보배, 장혜진, 최미선 중 누구도 도쿄행 티켓을 가져가지 못했다.

이들을 포함한 한국의 모든 여궁사가 대한양궁협회의 원칙에 따라 계급장을 떼고 원점부터 대표선발전을 치른 결과 올림픽 경험이 전무한 강채영, 장민희, 안산이 뽑혔다.

매번 새 얼굴이 무서운 성장세로 선배들의 자리를 위협하는, 한국 양궁의 저변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양궁 결승전 승부는 한두 점 싸움이다. 여기서 여자 대표팀은 지난 30여 년간 늘 이겼다.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도 조금도 방심하지 않는 완벽주의가 작지만 큰 차이를 만들었다.

양궁협회는 지난 5월 유메노시마공원과 입지 조건이 비슷한 전남 신안군 자은도에서 바닷가 특별훈련을 했다.

해안가에 위치해 바닷바람, 습도, 햇빛 등이 시시각각 변하는 환경 속에서 훈련하며 도쿄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상황을 사전에 경험했다.

진천선수촌에는 아예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 ‘세트’를 만들어 놓고 매일 시뮬레이션 훈련을 했다.

표적판 뒤에 전광판 2세트를 설치, 실전에서 조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빛바램, 눈부심 등 상황을 만들어 미리 적응토록 했다.

포토라인의 위치, 셔터 소리, 장내 아나운서 등 미디어 환경을 똑같이 만들었고, 현직 방송 기자를 불러서 인터뷰까지 시켰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무관중으로 대회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200석의 빈 관람석까지 설치했는데 예상은 그대로 적중했다.

결국 관중을 받지 못한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은 진천선수촌과 다를 게 전혀 없었다.

거꾸로 말하면, 다른 선수들이 모두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활을 쏠 때 한국 선수들만 제집처럼 편한 진천선수촌에서 올림픽 경기를 치른 셈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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