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신지생태마을]동창천 휘감는 절경 끼고 고택의 기품 서린 휴양마을
[청도 신지생태마을]동창천 휘감는 절경 끼고 고택의 기품 서린 휴양마을
  • 배수경
  • 승인 2021.07.26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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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평야 낀 밀양 박씨 집성촌
‘섶다리 언덕에 형성’ 지명 유래
박하담 후학양성 옛터 ‘운강고택’
민속문화재 ‘만화정’도 볼거리
 
동창천변 언덕위에 자리잡고 있는 신지생태마을은 곳곳에 용두소와 소요대와 같은 절경들이 있어 풍광이 일품이다.또한 중요민속문화재 제 106호인 운강고택 및 만화정을 비롯 40동의 고택이 자리하고 있는 고즈넉한 마을이다.오른쪽 아래로 ‘호랑이담배피던 시절’을 테마로 만든 신지생태공원이 보인다. 전영호기자
동창천변 언덕위에 자리잡고 있는 신지생태마을은 곳곳에 용두소와 소요대와 같은 절경들이 있어 풍광이 일품이다.또한 중요민속문화재 제 106호인 운강고택 및 만화정을 비롯 40동의 고택이 자리하고 있는 고즈넉한 마을이다.오른쪽 아래로 ‘호랑이담배피던 시절’을 테마로 만든 신지생태공원이 보인다. 전영호기자

2021 경상북도 마을이야기, 청도신지생태마을 

신지리(薪旨里)는 경북도 청도군 금천면 소재지인 동곡리와 동창천을 사이에 두고 인접한 밀양 박씨 집성촌이자 청도지역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고즈넉한 고택(古宅)이 밀집한 마을이다. 신지리에는 중요 민속 문화재 제106호인 운강고택 및 만화정을 비롯해 경북도 문화재 자료 제268호 성암고택 제269호 명중고택, 제270호 운남고택, 제271호 도일고택 등이 밀집해 있어 ‘신지리 고택마을’이라고도 불리고 있다.

신지마을은 ‘섶 마리’라고 표기하지만 주변 지역 사람들은 ‘선마리’라고 부르고 있다. ‘섶 마리’란 섶 다리가 있는 언덕에 형성된 마을이란 뜻인데, 섶 다리는 동곡리에서 신지리로 통하는 다리(금천교)가 있기 전에 가을이면 나무를 가지고 다리를 놓았다가 여름에 큰비에 떠내려가도록 한 것을 말한다고 한다.

신지리는 동창천변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는데 동창천이 감돌아 가는 암벽과 수림 곳곳에 용두소와 소요대와 같은 절경들이 있어 그 풍광이 과히 일품이라 아니할 수 없다. 또한 수리가 안정된 넓은 평야는 경제적 기반을 탄탄히 굳혀주어, 경제가 벼농사 위주였을 때는 상당히 부유한 마을이었음을 알 수 있다.

밀양 박씨들이 이곳에 정착하게 된 계기는 1520년 만석꾼의 외손자인 소요당 박하담(朴河淡 1479∼1560)이 차북면(현 이서면) 수야리에서 이곳으로 이거(移居)해 동창천이 내려다보이는 풍광이 아름다운 곳에 별서인 소요당(逍遙堂)을 짓고 살기 시작하면서부터 마을이 형성되었다고 하며, 임진왜란 때에는 박하담의 후손들이 의병을 일으킨 중심지였고, 6.25때는 이승만대통령이 묵었던 곳으로 전해지고 있다.

운강고택은 신지생태마을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건축물로 밀양박씨 입향조인 박하담이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 세운 서당터에 건립한 조선후기 주택이다. 만화정과 함께 중요 민속 문화재 제106호로 지정되어 있다.
운강고택은 신지생태마을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건축물로 밀양박씨 입향조인 박하담이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 세운 서당터에 건립한 조선후기 주택이다. 만화정과 함께 중요 민속 문화재 제106호로 지정되어 있다.

 

신지리에는 운강 고택과 선암서원을 위시해서 약 40동의 기와집이 있는데,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운강고택이다. 운강 고택은 신지리 고택 마을의 가장 중심이 되는 건축물로 신지리 밀양박씨 입향조인 박하담이 후학을 양성하기 위하여 세운 서당 터에 건립된 조선 후기 주택이다. 이 주택은 1809년 박하담의 후손인 박정주가 살림집으로 지은 후, 1824년 운강 박시묵이 증축한 것이다. 주택으로는 드물게 규모가 크며, 안마당과 안채 후원, 사랑채 후원 등 넓은 여유 공간을 두고 있다. 건물 배치는 사당을 맨 안쪽에 두고, 그 앞에 두 개의 튼 ‘ㅁ’자형 건물 군을 결합시키고 있다.

 

동창천변 절벽위에 세워진 만화정은 운강고택의 부속건물이다.
동창천변 절벽위에 세워진 만화정은 운강고택의 부속건물이다.

 

운강 고택과 함께 중요 민속 문화재 제106호로 지정되어 있는 만화정은 동창천변 절벽 위에 세워진 운강 고택의 부속 건물로 1856년 운강 박시묵이 지었으며, 관리사로 꾸며진 3동의 건물과 본채인 만화정 정자가 있는 ‘ㄱ’자형의 건물과 작은 대문으로 구성돼 있다. 만화정 뒤에는 세심대라는 정자가 있었으나, 1960년대에 허물어졌고, 언덕에는 지금도 바위에 세심대와 시문들이 새겨져 있다. 운강고택을 비롯해 대부분의 고택들은 개인 소유로 평소 문이 잠겨 있는 상태이나, 미리 연락하면 만화정 주변에 상주하는 문화 관광 해설사를 통해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면적 13,600㎡ 규모 ‘신지 생태공원’
공장 굴뚝 활용한 ‘곰방대 조형물’
높이 36m로 세계 최대 크기 자랑
걷기 좋은 2㎞ 트래킹 코스 갖춰

한옥마을을 지나 동창천과 금천초등학교 사이에 생태공원 산책로가 설치돼 있다. 산책로를 따라가면 세계 최대 크기의 곰방대 조형물이 있는 신지 생태공원이 나온다. 신지생태공원은 동창천 생태공원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공원으로 전체 면적은 13,600㎡이며, 주위에 총 2㎞의 트래킹 코스가 조성돼 아이들과 함께 산책하기 좋게 만들어져 있다. 이 공원의 특징은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을 테마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지생태공원 내에 있는 세계 최대 크기의 곰방대 조형물. 그 앞에는 곰방대를 물고 있는 훈장님과 아이들 조형물이 자리잡고 있다.
신지생태공원 내에 있는 세계 최대 크기의 곰방대 조형물. 그 앞에는 곰방대를 물고 있는 훈장님과 아이들 조형물이 자리잡고 있다.

 

공원이 조성된 부지에 있던 공장 폐업 후 2015년 생태공원을 조성하면서 공장의 굴뚝을 원형 그대로 보수작업을 거쳐 환경 조형물인 곰방대를 만들었는데 높이 36m, 둘레는 위(봉우리) 1.9m, 아래(목도리) 3.1m, 아래끝(메뚜기)에서 입구(대통)까지는 7.9m로 세계 최대 규모라고 한다. 곰방대 옆으로는 화로 앞에서 곰방대를 물고 있는 훈장님과 그 앞에서 책을 읽는 아이들의 모습은 기성세대들에 있어서는 옛 시골 정취를 되새기게 해 주는 정겨운 모습이다.

산지생태공원에는 지역출신 훈산 박유상 선생의 '보리고개' 시비가 있다.
산지생태공원에는 지역출신 훈산 박유상 선생의 '보리고개' 시비가 있다.

 

또 다른 한 쪽에는 이 지역 출신인 훈산 박유상 선생의 ‘보리고개’라는 시비가 있다. 또 생태공원에서는 동창천 건너편 절경인 주산(뚝뫼)를 바라볼 수 있고, 아래에는 징검다리가 있어 맞은편으로 건너갈 수도 있다. 또한 공원 내에는 팔각정뿐만 아니라 정자가 있어 방문객들에게 편안한 쉼터를 제공해 주고 있다.
 

선암서원
선암서원

 

생태공원과 인접하여 선암서원(경상북도 유형 문화재 제79호)이 있다. 선암서원은 소요당 박하담과 삼족당 김대유의 위패를 모시기 위해 1577년에 건립되었으며, 1676년 군수 서문중이 중건했다고 한다. 그러나 1868년 흥선 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으로 훼철되면서 선암 서당이라 했고, 현재의 건물은 1878년 박하담의 후손들이 다시 건립한 것이다. 서원 안에는 강당을 비롯해 득월정, 선암 서당, 장판고(판목 보관각), 살림채, 문간채 등이 있다.

대문간채로 들어서면 왼편으로는 살림채가 있고 오른편에는 득월정과 가운데 행랑채가 ㅁ’자 형태로 둘러져 있으며, 행랑채를 들어서면 선암 서당이 북향으로 앉아 있다. 선암 서당은 정면 5칸, 측면 2칸의 규모로서, 가운데 3칸은 대청마루이고, 양쪽으로는 방이 들어서 있다.

한편 선암서원은 2010년 전통 고택 숙박 체험관으로 말끔히 단장됐는데, 객실은 2∼3인실부터 10∼12인실까지 다양하다. 이곳에서는 전통 한옥의 분위기와 아늑함을 주는 숙박뿐만 아니라 한옥과 어우러진 자연을 즐기며 시골 밥상, 다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섶마리 휴양마을 펜션에는 4개의 숙박동과 오토캠핑장, 야외수영장 등이 있다.
섶마리 휴양마을 펜션에는 4개의 숙박동과 오토캠핑장, 야외수영장 등이 있다.

 

또한 생태공원에는 인접해 신지마을의 섶마리권역운영위원회에서 운영하는 ‘섶마리 농촌체험 휴양마을’이 있다. 섶마리 휴양마을에는 4개의 숙박동과 함께 오토캠핑장, 야외수영장 등이 있다. 그러나 작년부터 불어닥친 코로나의 영향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다행히 2021년 12월 31일까지 코로나 농촌치유 관광지원사업으로 이용객들에게 이용료의 50%를 할인해 줄 수 있도록 지원을 해주고 있어 최근에는 주말을 중심으로 이용객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박효상 기자·이석형 객원논설위원
 

[우리 마을은]  “청년층 유입 위한 정책적 지원 필요” 박상철 이장

박상철 이장
박상철 이장

 

박상철 이장은 이 마을에서 태어나 자라온 토박이로서 청년시기에 누구나 그러하듯이 큰 꿈을 가지고 외지로 나가 사업을 하였으나 어려움을 겪은 후 약 15년 전 고향으로 돌아와 축산업에 매진한 결과 이제 어느 정도 성공하여 경제적으로도 안정을 되찾았다고 한다. 이장직을 맡게 된 동기는 농촌지역의 고령화로 인해 50대는 우리 농촌에서는 한참 봉사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고, 또 본인은 축산에 전념하기 때문에 전업농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간의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이장직을 수행함에 있어서는 한 때 건축일로 습득된 기술이 농촌 노인들의 생활에서 갖가지 불편함을 해소해주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특유의 순박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신지리는 여느 농촌지역과 마찬가지로 벼농사와 함께 감, 대추, 복숭아 농사 중심의 농업소득이 주된 소득원인데 농민들의 고령화로 인해 점점 힘들어 지고 있다면서 젊은 사람들이 농촌으로 귀촌 귀향하여 열심히 노력만하면 도시생활 못지않은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가볼만한 곳]

◇신화랑풍류마을
 운문호 인근 몸과 마음의 수련으로 화랑들의 세속오계 정신과 기상을 새로운 새천년 청년정신으로 승화 발전시켜 바른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치유의 문화체험공간으로 조성된 마을이다.
 신화랑풍류마을은 3대문화권 기반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약 9만평의 부지위에 조성되어 2018년에 개관하였다. 마을에는 심신을 수양할 수 있는 새로운 전시관과 명상실, 신 화랑이 되기 위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는 체험교육실, 화랑궁도장, 단체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행사를 위한 대강당과 다목적연회장, 체류형 고객을 위한 숙박시설인 화랑촌, 오토캠핑장, 카라반 등 다양한 힐링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운림고택
 국가 민속 문화재 제245호인 임당리 운림고택은 조선 중기부터 내시(內侍) 가문이 살았던 주택으로, 김씨 고택(金氏 故宅)으로 불리기도 하는 곳으로, 조선 후기의 궁중 내시주택 연구의 귀중한 자료가 되는 곳이다.
 운림고택(雲林古宅)의 초창기의 규모가 어떠한 것이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구한말 내시로 상선(尙膳)의 품계를 받은 15대 운림 김병익이 건립하였고, 궁중 내시(宮中 內侍)로 정3품 통정대부에 올랐던 16대 김일준이 중창한 주택으로 알려지고 있다. 운림고택은 대대로 내시가 살았던 내관가(內官家)로, 안채의 노출을 극도로 꺼리는 공간구성 등이 일반 고택과 다른 특성을 보여주고 있어 색다른 면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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