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더 블루 정금자 초대전
갤러리 더 블루 정금자 초대전
  • 황인옥
  • 승인 2021.07.27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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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빛 장미정원에 활짝 핀 행복
산책·오로라정원 연작 50여점
“우리 삶, 아름다운 꽃밭이길”
정금자-작
정금자 작 오로라정원(산책).

핑크빛 장미 정원이 황홀하다 못해 아찔하다.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장미정원에 나비가 날고 사람들이 평화롭게 차를 마신다. 적어도 장미정원에서 고통이나 눈물은 다른 세상 이야기처럼 들린다. 행복으로 가득 찬 세상을 염원하는 서양화가 정금자 작가가 표현한 유토피아다. 작품 제목은 ‘산책’이며, 부제는 ‘오로라정원’이다.

지난 20일 개막한 갤러리 더 블루 초대전에 산책 연작 50여점을 걸었다. 100호부터 10호까지 다양한 규격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3회 개인전이다. 1회 개인전에는 갈대를, 2회 개인전에는 자작나무를, 더 블루 3회 개인전에는 장미꽃을 그렸다. 작품 제목은 1회부터 3회까지 모두 ‘산책’이라고 붙였다. 대신 부제는 대상에 따라 달라진다. 이번 전시의 부제는 오로라 정원이다.

오로라는 위도가 높은 지역의 밤하늘에 때때로 나타나는 아름다운 빛 무늬다. 오로라가 밤하늘을 수놓으면 사람들은 탄성을 지르며 환호한다. 그 세상은 아름다움만으로 가득찰 것 같아서다. 작가가 장미정원을 그리고 오로라정원이라고 이름을 붙인 이유도 같은 마음이다.

“우리의 삶이 오로라정원처럼 아름다운 꽃밭이기를 기원하는 마음이 담겼다.”

화가로 살면서 영광보다 외로움에 더 가까웠지만 그림을 손에는 놓는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그저 숙명인양 묵묵하게 캔버스 곁을 지켰다. 마치 오로라정원을 산책하듯, 화가의 길을 걸어왔다. 작품 제목 ‘산책’은 숙명같이 걸어왔던 작가 자신의 삶에 대한 의지의 표현이다.

작가는 “사람들이 알아주고 이름을 떨쳐야 화가로서 행복한 것은 아니”라며 “내가 그것을 즐길 때 화가는 진정으로 행복을 느낀다”며 환하게 웃었다. “비록 가시밭길도 있지만 그림을 그릴 때 내 마음에 장미꽃이 피어난다. 그림은 그 자체로 행복이며, 나는 산책하듯 기꺼이 그 길을 갈 것이다.”

자작나무나 장미정원에는 나비가 평화롭게 노닌다. 때로는 인간을 직접 등장시키기도 하지만 대개 나비는 작가를 대체하는 은유적 상징이다. 장미정원을 날아다니는 나비는 유토피아를 산책하는 작가 자신이다. 장미정원에서 나비는 거리낄 것도 없고, 아픔이나 상처가 개입될 여지도 없다. 장미정원이 허락한 공간에서 무한한 자유를 누리면 된다.

“장미정원에서 적어도 나비는 완벽하게 자유로운 영혼이다. 이 정원에서는 나도 자유로운 영혼이며, 당신도 자유로운 영혼이다.”

이번 전시에는 찬란한 블루로 빛나는 아름다운 공작새도 등장한다. 공작새도 나비처럼 자유로운 영혼을 꿈꾸는 작가 자신에 대한 은유다. 장미의 핑크나 공작대의 블루는 작가가 선호하는 색들이다. 환한 미소를 가진 그녀를 닮은 밝은 색들인데, 작가는 밝은색에 대한 거리낌을 가지지 않는다.

“상대방을 즐겁게 하는 것도 좋지만 내가 먼저 즐거워야 행복한 그림이 나온다. 비록 세상은 생로병사로부터 피할 수 없지만 우리는 언제나 행복을 염원한다. 핑크나 블루는 나의 즐거움이자 행복이다.”

수백송이의 장미가 빼곡하게 채운 하늘에서 꽃물이 뚝뚝 떨어질 것같다. 장미들이 하나같이 핑크 핑크하다. 마음을 단숨에 잡아끄는 핑크 장미는 여섯 번의 붓질이 켜켜이 쌓인 결과다. 때로는 붓으로 때로는 나이프로 핑크를 쌓고 형태를 만든다. 처음에는 사진을 찍어 사실적으로 그렸지만 이제는 머릿속에서 정원 설계가 뚝딱 나온다. 그만큼 많이 그렸다는 이야기다.

“영광이 없어도 묵묵히 열심히 걸어가는 것이 화가다. 나 역시 붓을 들 수 있는 힘이 있을 때까지 성실한 작가로 살아가고 싶다.” 전시는 갤러리 더 블루에서 30일까지.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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