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반 스케쳐스’ 회원 작품전…북성로 공구거리 정취 ‘쓱쓱’ 스케치
‘어반 스케쳐스’ 회원 작품전…북성로 공구거리 정취 ‘쓱쓱’ 스케치
  • 황인옥
  • 승인 2021.07.2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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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 비영리 조직…국내 19개
대구지부 오프라인 단체전 3회째
연필·펜 등 활용해 빠르게 그려
개인의 시선으로 자유롭게 표현
작품 속 장소·작업 날짜도 기록
박인섭 작 '북성로264 작은도서관 뒤...'
박인섭 작 '북성로264 작은도서관 뒤...'

북성로 공구거리 곳곳을 스케치한 그림이 박물관이야기 전시장에 빼곡하게 걸렸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적산가옥을 리모델링해 최근까지 사용했던 공구박물관과 카페와 갤러리를 겸하는 복합문화공간인 박물관 이야기, 오래된 상점, 거리 풍경 등 눈에 익은 공구거리의 곳곳의 장소들을 스케치 한 그림들이다. 비영리 조직인 어반 스케쳐스(Urban Sketchers) 그룹 참여자들의 작품인데, 현재 박물관 이야기에서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어반 스케쳐스(Urban Sketchers)는 도시나 동네, 사람이나 동물, 카페나 공원 등 우리사회 곳곳을 스케치하는 사람들의 국제적인 비영리 조직이다. 스페인 출신의 삽화가이자 저널리스트인 가브리엘 캄파나리오(Gabriel Campanario)에 의해 시작되어 전 세계 스케쳐스들을 대표하는 커뮤니티로 성장했다. 이들의 목적은 장소나 사람 등의 대상들을 스케치로 기록하여 사람들과 온·오프라인에서  공유하고, 기록으로 남기는 데 있다. 현재 아시아 49개, 유럽 120여개, 미국 200여개의 그룹이 활동을 펼치고 있다. 

어반 스케쳐스는 △실내·외 현장에서 직접 보고 그리기 △여행지나 살고있는 장소, 주변의 이야기 담기 △시간과 장소의 기록 △ 본 장면 진실하게 그리기 △어떤 재료라도 사용하며 각자의 개성 소중히 여기기 △서로 격려하며 함께 그리기 △온라인에서 그림 공유하기 △ 한 번에 한 장씩 그리며 세상을 보여주기 등의 규약을 제시하고 있다.   

어반 스케쳐스는 정식 미술 교육을 받은 전문가 위주에서 벗어나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정식 미술교육을 받지 않아도, 거창한 미술 도구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빠른 시간에 그릴 수 있는 수채화 물감이나 연필, 펜 등의 다양한 도구로 누구나 자신이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낀 것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면 된다.

이들은 해마다 한 차례씩 전세계 그룹 차원의 스케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는 단둥에서 개최하기로 했으나 코로나 19 사태로 진행되지 못했고, 내년에서 수원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한국은 대구를 비롯해 서울, 부산 등 19개 그룹이 활동하고 있다. 대구 그룹은 배은윤 리더와  박인섭, 이언희, 이윤주, 강미영 등의 운영자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가입과 탈퇴로 운영되는 엄격한 회원제로 보다 스케치 장소가 정해지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한 유연한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미술작가, 건축가, 회사원, 자영업자, 주부 등 다양한 직업군들이 각 그룹에 참여하고 있다. 

지역별로 그룹 체제를 갖추고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스케치는 지역 제한없이 누구든 자유롭게 참여하면 된다. 이번 북성로 공구거리 스케치 일정에는 대구, 부산, 양산, 인천, 포항 등 8개 그룹 참여자들이 함께 했다. 기록할 장소는 역사성이 묻어나거나 사라질 위기에 처한 장소 등이 물색된다. 

장소가 정해지면 그림의 소재는 누구나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특징이 있는 건물이나 거리 등 사람들의 관심이 높은 장소는 여러 참여자들이 동시에 스케치하는 것도 가능하다. 스케치에 주어지는 시간은 45분에서 3시간 정도다. 이번 전시에도 북성로공구박물관으로 사용되었던 적산 가옥이 5명에 의해 스케치되었지만, 작품의 결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다. 기록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작품 속에는 장소와 그림을 그린 날짜가 반드시 기입된다. 

작품 소개는 온·오프라인에서 진행된다. 대구 지부 오프라인 단체전은 이번이 3회째이며, 대개는 SNS 등의 소셜미디어에 온라인 방식으로 소개된다. 작품은 판매를 목적으로 하지는 않지만 구입 의사가 있는 사람이 있다면 판매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들의 1차 목적은 기록에 있다.  

이번 전시에는 배은윤 박인섭 박진화 정동식 오영석 송선민 박주현 등 62명의 참여자들이 북성로공구거리 풍경을 스케치한 작품 66점을 소개하고 있다. 재개발로 현대화로 빠르게 변해가고 있는 북성로의 현재 모습을 기록한 스케치들이다.  

배은윤 어반 스케쳐스 대구 그룹 배은윤 리더는 "장소를 기억하기 위한 우리의 활동들은 기록을 남기는 것 외에도 특정 지역을 대내외적으로 알리고, 피해를 당한 지역의 어려움을 함께 공감하는 등의 공동체 의식을 만들어가고 있다"면서 "이번 전시를 통해 북성로공구거리가 더 많이 알려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어반 스케쳐스 대구 그룹 '북성로를 담다'전은 8월 1일까지 박물관 이야기에서. 문의 010-3241-7574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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